2024 부산국제영화제 /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4일동안 총 11편의 영화를 봤는데, 아직도 세상은 넓고 나는 너무 우물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이었다. 2편을 제외하고선 모두 GV가 있었는데, 30분 남짓한 시간에 배우나 감독/스탭과 모더레이터가 주고받는 15분을 제외하면 관객에게 주어진 질문의 시간이 너무 적어 뭔가를 물어볼 틈도 없었다. 이따금씩 영화가 보여준 상상의 여백이 너무 잘 닦인 길처럼 훤하게 보여 질문하지 않아도 대답을 상상할 수 있는 경우라거나, 너무 좁은 사이드의 길이라 물어보기가 민망한 상황이 왕왕 있었다. 내가 그만큼 영화를 더 능숙하게 보게된 것인가 하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둘째날 저녁부터 셋째날 점심까지는 부산락페에 온 짜요와 만나 시간을 보냈다. 옛 부산 여행을 되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내년은 30주년을 맞이해 영화제가 대대적으로 바뀔 예정이라는데 어떨런지. 내년엔도 부산에 가게될지 문득 궁금해진다.
목요일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간다. 기차가 모두 매진이라 계속 눈팅을 하다 동대구에서 40분정도 경유를 하는 차편을 예매했다.
덕분에서 플랫폼에서 짧은 데이트를 했다.
영화제 개막 둘째날 아침이라 한적했다.
영화를 한 편 보고 나와 해운대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을 하러 나왔다. 떡볶이를 포장해와 해변에 앉아 가벼운 점심을 먹었다.
세 번째 영화.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해운대 갈매기브루잉에서 맥주를 한 잔 하며 감상문을 쓰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점심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 아침을 국밥으로 든든히 먹었다.
아침 9시 영화를 보러. 배우나 관계자 옆좌석인줄 알고 예매했던 자리는 아주 자막 영사기 자리였고요.
<보통의 가족> GV. 김희애 배우를 뺀 나머지 배우와 허진호 감독의 GV가 있었다.
점심에 있던 <전,란> GV. 차례대로 김상만 감독, 강동원, 김신록, 정성일 배우.
이번 영화제에서 음료를 담당한 모모스커피 팝업에서 도너츠를 사먹었다.
작년에 이 비내리는 야외무대에서 봤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상영을 상상했다.
저녁엔 <좋거나 나쁜 동재> GV가 있었다. 이제 곧 TVING에서 방영하는 <비밀의숲> 스핀오프 드라마로, 1, 2화를 엮어 상영했다. 차례대로 박건호 연출, 이수연 크리에이터, 이준혁, 박성웅 배우.
남천동에 잡은 숙소로 걸어가는 길. 느그서장이 사는 동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짜를 만나 버스를 타고 광안리로 나왔다.
횟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난 뭔가 비장한 일러스트.
드디어 먹게된 참가자미회.
2차로 짜요가 봐둔 맥주집으로. 끽비어를 비롯한 다양한 수제맥주와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골목을 따라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걸어 내려갔다.
광안대교를 보며 맥주 한 잔.
짜요와의 필수코스인 인생네컷도 한 장.
다음 날 아침. 남천동 언덕길을 산책하고 해장하러 간 동양사라다. 옆집인 할매손이 더 끌렸지만.
사라다빵을 포장해 가게 앞에 남천성당으로 들어섰다. 생각치 못한 멋들어진 건축양식에 없던 종교가 생길 것만 같았다.
성당 카페에서 사장님의 양해를 구하고 음료와 빵을 먹었다.
센텀으로 돌아와 모모스커피 팝업에서 커피를 한 잔씩 포장했다. 야외무대에 앉아 잠깐 커피타임을 갖고 찢어졌다.
<마른 익사> GV. 이번 영화제에서 본 신작 중 가장 좋았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이른 저녁으로 밀면을 먹었다.
다음 영화가 8시라 시간이 약간 애매해 수영강을 따라 한 시간 남짓 산책을 하며 걸었다. 대단하고 요란하게 펄떡이며 강물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다시 돌아온 영화의 전당.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는데, 영화의 전당 구석에 짱박혀 잠깐 눈을 붙였다.
<[풍류일대]> GV의 지아장커 감독과 영화의 주인공이자 그의 부인인 자오타오 배우.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 관객들에게 물으면 열이면 아홉 대답할 “샤또브리앙”. 영화 상영 전 항상 상영되는 샤넬 광고. 그리고 데일리로 발행된 씨네21도 좋았다.
다음 날도 이른 아침을 든든하게 먹으러.
막걸리 한 잔이 무료라 이른 아침부터 시원하게 한 모금 들이켰다.
센텀에서 마지막 영화를 보고 남포동으로 넘어갔다. 남포동에서 있던 블라인드 시네마 세션. 정성일, 신형철 평론가와 함께 2시반부터 8시반까지 긴 세션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