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 Phuket

연말에 따뜻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단 생각을 하고 10월이었나, 11월이었나, 그쯤 저렴한 티켓이 있어 결정한 푸켓행이었다.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보고오는 것과 마지막까지 각축을 다퉜는데, 아무래도 요즘 가자지구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푸켓으로 땅땅.

푸켓은 동남아의 하와이같다는 생각을 했다. 너른 지형 자체가 굉장히 힐리한데, 해변쪽은 평평해 리조트나 호텔 군락이 이뤄져있다. 팟타이맛 와이키키랄까.

끊임없이 인간의 본능에 대한 시험을 들게하는 곳이란 생각도 했다. 마약, 술, 유흥이 범벅되어 거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가 원했던 느낌은 인도네시아 발리였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거긴 지금 우기이기에. 원없이 하고온 바다 수영과 셀프로 차단한 방탕함 덕분에 내딴엔 굉장히 캄다운된 푸켓 여행을 즐기고온 기분이다.

생활력 강한 사람들을 마주치기도 했다. 다이빙 샵의 리셉셔니스트 망고, 카타 비치의 파라솔 아주머니, 킴스 마사지의 마사지사. 2024년엔 좀 더 프로페셔널해져야지 다짐하는 순간들이기도 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경유지였던 상해와 푸켓에서 9일간 사용한 금액을 따져보니 다른 곳을 여행할 때에 비해 현저히 저렴했다. 역시 이게 동남아의 맛인가. 다음 여행지가 기대된다.




자정이 넘어 숙소에 들어갔지만 그냥 이렇게 잠들기 아쉬워 빠통 산책을 했다. 이미 번화가 가게들 앞에 줄지어 앉아있는 한껏 꾸민 여자들에 놀랐건만, 야시장엔.. 저런 기구 앞에서 사람들이 물풍선을 던지고 있길래 그냥 일반적인 게임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안에 네다섯명의 여자들이 앉아서 물풍선을 맞고 있었다. 정말 태국 놀랍다 놀라워… 숙소에 돌아와 푸켓 여행 어쩌지 하는 생각에 조금 쫄아버리다.



숙면을 취하고 느지막히 길을 나섰다. 캄보디아에서도 묵었던 럽디에 묵었는데,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시원하게 뚫린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오늘은 빠통 시내 구경을 마저 마처보기로. 여느 태국의 관광지와 비슷했다. 물가가 조금 비싸다는 것을 뺀다면?



푸켓 자체가 굉장히 힐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쓰나미가 불면 꽤나 높이까지도 들이닥치는구나 싶었다.



커피, 피자, 맥주, 그리고 대마. 푸켓에선 유난히 대마 냄새가 심했다. 유흥을 즐기러온 관광객들이 크게 한 몫 한 것 같은데, 괴로울 지경이었다.



아침을 시켜놓고 맥주를 먼 저 한 잔 했다. 이번 여행에서 반드시 다 읽고 가겠다 다짐한 이안 매큐언의 책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여행 첫 팟타이. 이런 질은 팟타이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맛있게 먹었다.



노점들을 보니 비로소 태국에 왔다는게 실감났다.



일단 빠통비치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어제 잠시 왔었을 땐 너무 어둡기도 하고 사람이 아무도 없어 썰렁했는데, 역시 아침이 되니 여행객으로 가득하다.



빠통비치를 따라 끝까지 걸은 뒤 다시 빠통비치 시내를 따라 올라 걸었다. 코로나 여파인지 아직 오픈 시간이 덜 된 것인지, 곳곳에 문을 닫은 주점들.



어제 공항에서 빠통으로 넘어올 때도 수많은 언덕을 넘어야 했는데, 아침에 풍광을 보니 가늠이 되었다. 주변에 여러 산으로 둘러쌓여 빠통 자체가 작은 마을처럼 고립된 형태.



정실론몰에서 비치타올과 썬크림을 샀다. 커팅된 과일과 맥주도 사서 간식으로 냠냠했다. 원래 점심으로 먹으려 했는데, 역시 점심으론 택도 없지. 아까와 같은 식당에 가서 볶음밥을 찹찹 먹은 뒤 인드라이브 바이크를 불렀다.



밤에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낮에도 가게 앞에 줄지어 앉은 여성들이 많다. 단순히 마사지 호객인지, 아님..



방타오에 갈까 하다가 마음을 돌려 가게된 프리덤 비치. 예상과 다르게 입장료가 있어 놀랐다. 그냥 방치된 곳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푸켓은 푸켓인가.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계단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암초도 건너야 했다.



해변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해수욕도 하고, 책도 읽고, 낮잠도 잤다. 잠깐 몽롱~한 정신이 들어 아까 마신 술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곳곳에서 풍겨오는 대마 냄새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갑작스런 소나기에 자리를 접었다. 올라가는 길은 다른 길을 선택해 봤는데, 체감으론 60도쯤 되는 경사를 올라가야 했다. 비때문에 미끄럽기도 하고, 크록스를 신은 터라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올랐다. 이렇게 골로 갈 수는 없단 일념 하나로.



다시 빠통비치로 돌아가는 택시를 호출했는데 잘 잡히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밖에 안걸리기에 그냥 걸어보기로. 길을 걷다 마주친 코인워시.



그리고 들개 무리들. 하도 여행 유튜버들이 동남아 도보 여행을 하다 개에 물린 이야기를 많이 봐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경직된 채 지나쳤다. 제발 다가오지 마라, 다가오지 마라, 되뇌이면서. 그런데 본인들끼리 싸우느라 정신 없고 정작 나한텐 아무 관심도 없더라.



빠통 비치로 무사히 내려왔다. 아무래도 리조트가 많아 그런지, 세탁거리를 한 차 실어 나르는 트럭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저 침구들의 세탁은 어디서 되어 오는 걸까..?




온 몸이 너무 흙투성이라 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올까 고민을 했다. 내일 아침 일찍 피피섬행 페리를 타러 떠나야 하기에, 오늘 밤은 일찍 자야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석양까지 보고 들어가는게 좋겠다 싶어 빠통 비치 앞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팟 끄라파오 무쌉과 창 생맥주. 다 먹고선 차이티까지 야무지게 마셨다.



해가 지는 빠통이 생각보다 아름다워 놀랐다. 힐리한 지형에 둘러쌓인 것이 마치 하와이 와이키키와 비슷하단 생각을 계속해 하고 있었는데, 석양때문인지 더 그렇게 느껴졌다.



물론 해가 지는 방향은 반대지만.



어제는 12시가 넘어 술을 못샀는데 오늘은 제 시간에 왔다.



로비에서 맥주 한 캔 때리며 오늘의 여행을 정리했다. 한 쪽에선 펍크롤을 가려는 여행객들로 가득했는데, 내일 일정때문에 쪼인하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물론 일정이 없었어도 내향인인 내가 쪼인했을리는 알 수 없지만.

다음 날 일찍 피피섬으로 떠났다가 3박 4일 후 다시 푸켓으로 돌아왔다.



푸켓 라사다 항구에서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푸켓에서 처음 만나는 로컬의 맨션.



인드라이브 바이크를 타고 석양을 보며 시내로 진입했다.



오늘 1박을 지내게될 호스텔. 이 가격에, 이 퀄리티라니 정말 푸켓 놀라워~



씻고나서 저녁을 먹을겸 시내로 나섰다. 올드타운은 Sino-Portuguese 스타일 건축으로 유명하다 했다.



작년 싱가폴에서 본 페라나칸 건물들도 생각나도, 영화 <연인>의 베트남 촬영지도 떠올렸다.



길을 가다 만나는 라마 9세.



해가 지니 거리가 더 활기차지는 느낌이었다.



내부 양식도 곁눈질로 구경하고.



관공서나 다른 가게가 문을 닫으면 기다렸다는 듯 그 앞에 펼쳐지는 노상 테이블이 너무 웃겼다.



푸켓 올드타운에 들어서면서 뭔가 묘하게 정말 푸켓에 왔다, 와버렸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국적인 풍광에서 오는 쾌감이 자극되었나보다.



태국에서 만나는 할맥의 온도!



저녁 메뉴를 찾아 헤매다 결국



버거집으로! 와 소고기 패티가 정말 도랐.. 7천원의 행복.



올드타운 곳곳에 박힌 문양인데, 그걸 따라한 어떤 가게의 인테리어에서 온 특이점.



푸켓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사이니지.



분위기가 너무 근사해보여 들어가고 싶었지만, 라이브 밴드가 연주 중인데 손님은 나 혼자 인 것 같아 겉에서 구경만 했다. I로서 너무 쑥스러운 것.. 나도 즐기고 싶은데 박수부대가 될 것만 같았다.



리모델링 되지 않은 건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비를 피해 Full Moon 브루어리로 들어섰다.



안그래도 마셔보고 싶었는데 잘되었다 싶었다. 운치를 즐길겸 폭우를 뚫고 야외 테라스에 앉았다. 비는 좀 맞게 되었지만, 그래도.



푸켓 여행 내내 한국이라는 나라를 좋아해준 사람들이 고마웠다. 브루어리의 서버들이 너무 친절해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샘플러를 시켜 천천히 마셨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맥주를 다 마시고선 그냥 비를 맞으며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피피섬 뷰포인트에 올라갈 때 모기에 심하게 물렸다 생각한 것은 알고보니 해파리에 물린 자국이었다. 너무 간지러워 한국에 돌아와서까지 한참을 고생했다.



이른 아침부터 다시 한 번 올드타운 산책을 했다. 낮에 보는 광경은 또 어떨지 궁금해서.








어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던 Sally 앞에 펼쳐진 옆 가게의 테이블들ㅋㅋ..



Real recognize real



길거리에서 마주친 썽태우. 나도 이따 짐을 들고 다시 돌아와 카타행 썽태우를 타야한다.



세븐일레븐에서 토스트를 사먹었다. 갓 구워주는 토스트는 정말 온도감이 꿀맛!




푸켓 전역에서 마주쳤던 킴스 마사지. 한국인이 주인일까 궁금해졌다.



어제 저녁 산책에서 눈여겨둔 마그넷을 샀다. 구글맵에 나오지 않은 집이라 한참을 헤맸다.



혼다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갔다.



와! 진짜 ST125 닥스가 너무 귀여워서 가격까지 물어봤다. 2종소형 면허가 없어 이번 여행에서 스쿠터 렌트를 못했지만, 다음에 올 땐 반드시 따고 와야지.




드디어 카타행 썽태우에 탑승했다.




내부가 좁고 더운데 사람이 가득차 균형을 잡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산 정상에 빅 부다가 보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가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하차벨을 누르면 정류장이 아닌 곳도 세워주는 것 같았다.



와 정말 푸켓 호스텔 시설 인정!



짐을 풀고 빅부다로 출발. 원래는 왕복 트래킹을 할 생각이었으나, 갈 땐 바이크로 올 땐 트래킹을 하기로.



홍콩의 빅부다를 상상해서 그랬는지, 생각한 것보다 불상은 작았고, 나가는 예상보다 훨씬 커서 놀랐다.



이런 뷰와 규모에 무료 입장이라니! 시원하게 펼쳐진 안다만 풍경.



구름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움직임이 멋졌다. 여기서 뷰를 즐기는데 갑자기 한국에서 카드 배송 연락이 와 다급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네..



구경을 마치고 내려간다.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놀러오는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러시아 안내판. 보르쉬를 파는데까지 볼 줄은 몰랐네..



드디어 트래킹 시작.



트래킹을 마치고 나서. 약 30분 정도 내려오는 길이었는데, 내려가고 올라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금 무섭기도 했다. 후기에는 원숭이가 모자를 채가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대서 그런 사태나 뱀이 나오는 상황을 두려워 했는데 웬걸… 원숭이나 뱀은 구경도 못하고, 길이 너무 험해서 인디아나 존스를 찍으며 내려갔다. 정말 말그대로 나무 줄기를 잡고 내려가거나 쓰러진 나무 밑동 틈새로 몸을 넣어 빠져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갈라진 땅이 많은데 흙밭이 아니라 모래 바닥이라 신발이 자주 미끄러졌다. 결국 2꽈당으로 마무리.



그래도 뷰가 좋아 기분은 시원.



카론 비치로 걸어가다 만난 콘도 공사장.



생각해보니 점심 때를 놓쳐 세븐일레븐에서 포카리와 김밥을 사먹었다. 이 김밥은 엔간한 한국 편의점 김밥을 후들겨 뚜드리는 맛이었다. 산행 후에 먹어 더 맛있었던건가?



카론 비치를 구경했다. 빠통보다는 더 깨끗하지만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해수욕장의 느낌이었다.



인드라이브 바이크를 불러 카타 노이 비치로 이동했다. 아까 빅부다를 갈 때 바이크 기사님이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카타 노이가 요 근처 비치 3인방 중 가장 아름답고 조용했다.



다음에 푸켓을 오게될 때는 카타 노이 근처 리조트에 머물러야 겠단 생각을 했다.



걸어서 카타 비치로 이동해 베드와 파라솔을 빌렸다.



중간중간 스노클을 도전했는데, 시야가 흐려 오래 하지는 못했다. 석양을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내가 베드를 대여한 아주머니네에 마지막 손님이라, 다른 장비가 철수되는 동안 홀로 공간을 지켰다. 혼자서 파라솔을 척척 수거해가면서도 나보고는 편하게 있으라는 어머님을 보며, 강인한 몸과 마음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정신에 대한 존경이 떠올랐다.



석양이 지는 바다가 유난히 아름다웠다.



내일 밤 비행기로 떠나기에 사실상 마지막 석양은 아니었지만, 웬지 모르게 마지막처럼 느껴졌다.



카타 비치를 떠나 카타 시내를 구경했다. 태국에 많이 놀러오는 문화권의 비율에 맞춘 광고판이란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야시장에 도착.



이런저런 주전부리를 사먹었다.







다시 걸어 숙소로 가는 길. 왕가위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길거리의 어느 샵.



덴탈도 아트를 하는데, 하물며 나는. 2024년을 프로페셔널하게 잘 보내야지 하는 다짐을 하며 걸었다.



기종에 따른 정직한 런드리 가격차.



숙소로 돌아와 씻으니 거짓말처럼 폭우가 쏟아졌다. 수영장을 때리는 빗소리가 방까지 들려왔다.



다음 날은 또 거짓말처럼 해가 쨍했다. 이번 여행에 여벌의 옷을 챙겨갔는데, 내내 거진 수영복 세트만 입게 되었다. 언제 바다에 입수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덕분에 매일 빨래를 하고 말리고 하는 일이 반복. 한국에 돌아가는 날이기에 긴 바지도 빨아 말렸다. 뜨거운 햇살에 금방 뽀송히 말랐다.



한가로운 시골 풍경을 보며 조식을 먹고



근처 미니 빅씨 마트에서 음료를 사왔다. 시간이 맞지 않아 맥주를 못산게 아쉬울 따름.



12시 체크아웃 시간까지 수영장 베드에 앉아 책을 읽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바이크를 불러 푸켓 남단 라와이 비치로 이동했다. 미리 찜콩해둔 식당으로 들어섰다.



완전한 한 마리의 그릴드 피쉬를 먹고 싶었는데, 준비된 생선이 너무 컸다. 그래서 그냥 필레 구이로. 그런데 볶음밥이 너무 맛있어, 되려 생선이 아닌 볶음밥에 놀라버렸다.



이번 여행은 캐리어 없이 배낭을 매고 총총 다녔다.



라와이 비치는 해수욕보다는 롱보트나 요트를 위한 곳 같았다. 중간 중간 바닷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로컬 분들도 마주칠 수 있었다.



시간이 좀 여유로우면 공유오피스에서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촉박해 다음 기회로. 그나저나 바다뷰 공유오피스라니~ 낭만!



결국 실제로 보지는 못한 경기 포스터. 푸켓이나 피피섬 어딜 가도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운명처럼 마주치던 킴스 마사지에서 결국 타이마사지를 받았다. 시원함보다 간지러움이 커서 긴장하게 된다는 사실을 항상 마사지가 시작하고 나서야 상기한다.



순서가 이상하게 되었지만, 마사지를 받고 무에타이 원데이 클래스에 갔다. 클래스 시간이 고정되어 어쩔 수 없이.. 관광객을 위한 클래스라 생각했는데, 정규로 수업을 듣는 분들 사이에 껴서 듣는 수업이었다.



어머 이 실리콘 호스 줄넘기 너무 웃기다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 무겁고 뻑뻑한 줄넘기로 고생하는 것 그거슨 바로 저였구요. 다들 어떻게 그렇게 가볍게 뛰는지, 나만 고생했다.



워밍업을 끝낸 뒤 핸드스트랩을 끼고 한 시간 반 수업을 들었다. 복싱과는 무척이나 달라 고생했다. 무릎, 팔꿈치, 발차기 공격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마지막 30분은 수강생들끼리 파트너를 바꾸며 스파링을 했는데, 말그대로 두들겨 맞았다.



라와이 비치에서 시작하는 공항행 스마트 버스. 아직 시간이 남아 저녁을 먹고 탑승하기로.



미리 찜콩해둔 라와이 브루어리에 들어섰다. 생각보다 시골 막걸리 양조장같은 푸근한 분위기라 놀라버렸다. 그냥 다른데 가야하나 잠시 고민하기도.



게다가 대마 생맥만 먹을 수 있는 상태라면 여기에 온 이유가 없는데 하며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주인 분이 오셔서



아주 다른 맛 맥주도 즐비하니 걱정말라 하셨다.



안주를 뭘 시켜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운명처럼 얌운센이 있길래 맥주와 함께 주문했다. 얌운센에서 이 기강을 잡고 있는 맛의 범인이 누구인지 무척 궁금해졌다. 한약재같은 맛인데, 샐러리도 아닌게 무엇일까.



대마 맥주는 팔아도 피우는 것은 안되는 바. 어쨌거나 주인분들이 친절하셔서 편하게 잘 먹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길, 또다시 폭우가 쏟아진다. 원래 1시간 반이면 가는 곳을 한참을 걸려서야 도착했다. 게다가 정류장에서 만난 캐나다 아주머니와의 수다가 빠통까지 이어져 결국 석양 구경은 못했다.



라와이 비치의 아마존 커피에 가서 버스를 기다리려 했는데, 5시 반에 문을 닫는 야속한 곳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못먹고 가는게 아쉬웠는데 공항에도 지점이 있어 한 잔 시원하게 들이켰다.



보기보다 크고 깨끗한 푸켓 공항. 4층 세븐일레븐에서 남은 바트를 털었다. 잘 놀다 갑니다!



경유하는 상해 공항에서의 짧은 대기. 또다시 텅 빈 공항에 남겨졌다. 비몽사몽 일출을 바라보며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