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주국제영화제 / 2023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지난 주에 이어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다시 다녀왔다.

보고 싶은 영화들이 남았기도 했고, 오랜만에 짜와 일정을 맞춰 옛 추억을 떠올리며 1박 2일 놀고 오기로 했다.

폐막에 가까운 시기라 그런지 사람이 더더욱 없었다. 시스템에선 매진된 작품도 상영관에 좌석이 텅텅 비기도해 아쉬웠다. 붐업된 분위기가 쭉 이어질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린이날 연휴는 뉴스를 떠들석하게 만든 기록적인 폭우가 있던 때였다. 덕분에 매번 생쥐꼴로 돌아다녔고, 생지 바지 물이 빠져 운동화와 양말을 물들이기도.. 그래도 비에 젖은 고요한 한옥마을과 객사거리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내년 영화제에서 다시 짜수솔이 다같이 상봉하기를 기대하며.




아침 일찍 비를 뚫고 갔다. 대전엔 폭우가 쏟아졌는데 전주는 비가 뚝 그친 상태였다.



아침 7시 버스를 타고 가니 거리가 텅텅.



영화의 거리에 있는 할리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카페도 조용하고 거리도 한산해 커피를 마시며 평온하게 잠을 깨웠다.



드디어 박사가 되고 나서 처음 오는 영화제. 아니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여수를 다녀오다 들렸었구나..



영화를 한 편 보고, 짜요를 만나 삼백집에서 점심을 먹고, 웨리단길의 평화와 평화로 향했다. 짜요의 강추 카페로, 짜요는 이미 아침에 한 번 갔다왔음에도 오후에 다시 복귀하는 것이었다.



영수증을 보고 알게된 주인장 강평화님. 단순한 인스타 감성보다 조금 더 앞선 카페의 본질에 충실한 곳이었다.



이번 굿즈 샵은 컨테이너 대신 객사 거리의 가게를 하나 빌려서! 다만.. 이번 영화제는 전반적으로 브랜딩 디자인이 너무 별로라 사고 싶은 굿즈가 없었다. 짜수솔과 나눠가질 생각으로 100 Film 핀버튼 세트를 하나 샀다.



모든 영화 일정을 해치우고, 전일갑오로. 사진으론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 영화를 보기 전에 짜요와 급하게 만나 각 마라탕을 해치웠다. 마지막 영화를 끝내고선 노매딕 브루잉에 들려 맥주도 한 잔씩. 그리고 나서 전일갑오로 이동했다. 짜와 달리 빡빡한 영화 일정에 숙소 체크인도 하지 못한 상태라 짐가방을 계속 들고 다녔다.



켈리로 달렸다. 켈리 덕분에 주류 박스가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노란색으로 더 화려해진 느낌. 먹태에 육개장 사발면까지 야무지게 해치웠다. 편의점에서 스크류바를 하나 사서 숙소로 걸어가는 길의 고요함이 좋았다.



전날 전일갑오에서 맥주를 마시며 아침 영화를 취소했다. KAFA 단편선이라, 상암에 가면 볼 수 있지만 이 숙소에서의 이 아침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기에. 짜요는 이른 아침 영화를 보러 나갔고, 나는 좀 더 늦잠을 잤다.



우리 한옥방 담벼락 앞에서 왁자지껄 사진을 찍으시는 대가족들 때문에 금방 자리에 일어났다. 대신 방문을 모두 열고 빗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풀냄새를 맡으며 전날 본 영화의 감상문을 써내려갔다.



벌레만 아니라면 푸른 담장 뷰가 꽤나 매력적인데.



체크아웃하며 본 아까 그 왁자지껄 담장. 이래서 다들 한 번씩 들렸다 갔구만!



풍남문을 지나 웨리단길로 걸어간다. 완산경찰서의 벽화.



짜요와 식사 시간이 애매하게 틀어져, 일단 진미반점에서 간짜장으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다음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다시 평화와 평화로 출근해 짜를 만났다. 커피도 좋지만, 2천원대의 휘낭시에가 꽤나 맛있어 매번 먹었다.



이번 영화제 마지막 영화는 VR영화. 생각보다 제한적이라 아쉬웠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점심을 먹으러 온 노벨반점 앞에서의 웨이팅. 짜요와 철학관의 광고 이미지를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브랜딩이란. 여튼, 점심으로 짜요는 물짜장 나는 볶음밥을 야무지게 먹었다.



아까 점심 웨이팅을 하는 동안 짜요가 찾은 근처의 장소들을 차례로 방문했다. 숲이될마켓 이라는 작은 마켓에도 들리고, 지금 이 사진을 찍은 문제가 된 전주현대미술관도 방문했다. 이 미술관의 존재와 큐레이션, 운영방식에 대해 짜요와 남은 시간 내내 얘기를 나눴다. 관장님의 적극적인 1:1 가이드로 뜻밖의 사진을 남기게 되었다..



택시를 타고 팔복예술공장으로 이동했다. 무지개 채색 작품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예전엔 흰 벽에 있었는데.



드디어 보는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올해는 유난히 좋은 포스터가 많았다. 짜요의 용기에 힘입어 맘에드는 포스터 두 장을 사왔다.



짜요가 찍어준 나. 찍는 줄도 몰랐어 정말!



계산대 뒤쪽에 자원봉사자 섹션. 이게 바로 현대미술 그 자체!



전주영화제는 아직도 젊은 느낌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 좋으면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듬뿍 느끼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