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 / Wellington
통가리로 국립공원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일기예보가 영 좋지 않아 웰링턴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하여 갖게된 제대로 각 잡은 두 번째 웰링턴 시내 관광의 날. 제대로 갖춰 나가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쪼리를 신고 산을 오르고 언덕을 넘어 다녔다.
생각보다 날이 좋은 하버 풍경을 보며 조식을 먹었다. 문득 지금이 인생의 반환점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어떻게 채워가야 하나.
드디어 카페에서의 점심! 미트파이와 플랫화이트를 시켰다. 지난번 BeerOClock에서 먹은 미트파이가 성에 안차 제대로 먹어보고 싶어서 였는데, 역시 미트파이는 나와 잘 맞지 않는 것으로..
그저께 보드게임 중간에 BGM을 틀으며 데이빗 보위 얘기를 했었는데. 웰링턴 한복판에 이런 글램락 벽화가 있을 줄이야!
다음 카페를 향해 어슬렁 거리던중 New Kor를 만났다. 웰링턴을 뜨기 전에 한 번은 가봐야지.
두 번째 카페에선 아이스 초코를. 아무래도 초코 강국도 역시 한국인듯..
호텔로 돌아갈까 하다가, 날이 너무 맑아져서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유정이랑 왔을 때 한 1달러쯤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연간 회원 가격이었다. 편도 5달러를 내고 올라간다. 단선인줄 알았는데 케이블카라는 이름에 걸맞게 복선이었다.
정상에서 날씨를 만끽했다.
무척 가고싶던 빅토리아 대학교 안에 있는 Te Adam Art Gallery에 갔다.
다른 작품은 그저그랬는데, 이 비디오아트가 너무 멋져서 몇번을 반복해 봤다. 인어를 연기하는 5명의 연기자들의 미소가 굉장히 자본주의적 미소였지만 뭔가 알 수 없는 행복함이 느껴졌다. BGM도 좋았는데 soundhound로 아무리 검색해도 알 수 없다. 결국 갤러리에 메시지를 넣어놨는데, 답이 올런지.
빅토리아대 컴퓨터공학과. 충남대같다.
그리고 슬슬 언덕을 내려와 Garage Project Taproom 에 왔다! 주말의 바이브란. 책을 읽으며 샘플러를 챱챱 마셨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바닷가에 앉아, 공원에 누워 맥주를 마실 수 없다는게 슬프다. 커피와 맥주로 유명하지만 시간과 장소에 있어 각박한 도시.
어린이 치과라는데 규모가 커서 놀라버렸다.
시내가 많이 막혀 그냥 호텔 근방에 쭉 있을까 고민중.
한인마트에 들러 종가집 김치를 샀다! 근데 막상 먹어보니 비비고가 더 맛있는 것 같다. 김치가 고정가가 아닌 환율에 맞춘 싯가라는 사실도 알게됐다.
Moore Wilson’s에도 갔다. 생각과 다른 구조와 규모에 놀랐다.
설로인을 두 덩어리 샀다.
그리고 크래프트 맥주와 와인도.
항상 차를 타고 지나가 몰랐는데, 길 한가운데 마오리 전통의 조형물이 있었다.
길을 건너 들어가본 embassy 영화관.
와칸다 포에버까지 해서 회사에서 모두 쪼인한 라인업이라 생각하니 조그만 뽕이 차오른다.
왜 사람들이 웰링턴에서 embassy 영화관이 제일 좋다고 하는지 상영관 내부를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가기 전까지 괜찮은 작품이 올라온다면 한 번쯤 상영관도 들어가보고 싶었다.
호텔에서 좀 쉬다 해가 지기전 princess bay로 향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물 속으로 들어갔다.
소라는 한가득인데 전복이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고생끝에 잡은 흑전복! 물안경 사이즈! 칼을 들고가지 않아 바다에서 떼어내는데 고생을 했다.
젖은 옷을 말리려 Lyall Bay Surf Beach를 걸었다. 젖은채 바닷바람을 맞으니 무척 추웠다.
호텔에 돌아와 칫솔로 닦아 하얗게 만든 전복. 맛있게 잘 구워먹었다.
그리고 오늘의 술들. 피클 맥주는 치킨과 찰떡이었겠단 생각을 하며 오늘의 여행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