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포르투갈 / Porto, Portugal

9/5부터 9/9까지 포르투에서 4박 5일을 보냈다.

이번 여행을 결산내보면 많이 걷고, 잘 마시고, 가만히 앉아 멍때리는 시간이 잦았던 것 같다. 이전의 여행과는 달리 악착같은 마음이 좀 사라졌다. 그런 간단한 것들이 일상에서는 좀처럼 이루기 힘든 것이란걸 반년의 재택근무로 배운 느낌이다.

포르투는 하나하나 예쁘다기 보다 전체적인 조화가 좋았다. 성당도 집도 다리도 각기 보면 그저 그런데 모아놓은 스트럭쳐가 무척 괜찮은 편이다. 운전은 골목에서도 좀 험하게 하지만 보행자 양보만큼은 대단한 사람들.

이제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졌는지 포르투갈에 와서 처음으로 늦잠을 자기도 했다.




포르투에서 영접하는 첫 에그타르트.



이 지점에서 먹은 에그타르트가 이번 여행의 일등이었다. 크림도 중요하지만 갓 구워 뜨끈한 타르트가 맛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느꼈다.



에어비엔비 측이 체크인 장소를 잘못 알려줘, 배낭을 멘채 포르투를 한바퀴 돌게 되었다. 마지막 코스로 상 벤투역 뒷 언덕을 올랐다.



좁고 화려한 포르투의 집들.



드디어 체크인!



동 루이스 다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집이었다.




짐을 풀고 밖으로 슬렁슬렁 나왔다. 포르투갈 어딜 가나 보이는 아줄레주가 붙은 성당들. 쓸데없이 화려해..




포르투에서 첫 끼니는 비파나스로!



매콤한 피리피리 소스에 홀딱 반해, 마트에서 한 통 사와 포르투에서 두고두고 먹었다.



대전 집에 넘쳐 흐르는 케이블을 뒤로한 채 5.99유로짜리 카메라 충전용 케이블을 샀다.



포르투의 번화가. 유럽 어딜가나 볼 수 있는 매장들.



리노베이션 방법!



화려해..



데카트론이 보여 들어갔다 득템을 했다. 25유로짜리 클래식한 테니스화라니!



그리고 미리 예약해둔 파두 공연을 보러 왔다.



마이크 없이 홀을 울리는 파두의 성량에 놀랐다. 하지만 음악 장르 자체는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너무 화려했다. 그 과한 화려함이 참 포르투갈과 닮아있단 생각을 했다. 여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탱고와 재즈가 그리워졌다.



남녀 가수가 번갈아 부르고, 기타리스트가 곡을 설명해주고, 마지막엔 듀엣으로 불러주는 구성이 좋았다. 곁들인 포르투 와인도 달달하니 좋았다.



강가로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멕시칸 타코집. 멕시칸 타코는 못참지!



처음 마셔보는 Estrella Galicia.



세상에서 제일 고풍스럽다는 맥도날드라는데, 사실 그저 그랬다.



부다페스트 뉴가티역 앞 맥도날드가 더 고풍스러운 것 같은데..?



동루이스 다리를 건넜다. 에펠탑을 만든 에펠의 제자가 만들었다 한다. 위로는 트램과 보행자 도로가 있고, 아래로는 차량 통행로와 보행자 도로가 있다.



모루공원에서 야경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마트에 들려 이것 저것 장을 봐왔다. 하루의 마무리는 와인으로.



넓은 창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며 일어나는 기분이 좋았다. 이래서 사람들이 한강뷰에 사는건가? 잠깐 생각해보기도.



우체국에 들러 화진이에게 엽서를 보냈다. 약속 지켰다!



상벤투역. 듣던대로 4면의 아줄레주 벽장식이 화려했다.



좁고 긴 건물들.



조앤 K 롤링이 자주 왔다는 렐루 서점에 갔다.



듣던대로 화려하다. 유럽에 몇 개쯤 있을 것 같지만, 또 그 나름의 유닉함이 있다. 특히나 1층과 2층은 연결하는 나선형의 저 다리가 서점과 절묘히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천장에 적힌 문구는 “노동의 존엄성” 이라 한다.



안에도 밖에도 사람이 무척 많다. 으.. 그 것만 빼면 정말 좋았어.




이 서점 에디션으로 나온 책을 하나 살까도 했지만,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며 고이 두고 나왔다.



포르투 거리를 정처없이 걸었다.



오늘의 점심은.



문어 정식. 문어밥과 문어 튀김. 듣던대로 굉장히 연하고 부드럽다.




잠깐 지나가는 길에 들린 공원이 무척 좋았다. 집 근처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찼다.



우연찮게 들어가게된 옛 감옥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갤러리. 지금은 사진 전시회중이었다.



무척 마음에 들던 사진.



옛 미니 카메라들. 필름이 겨우 들어갈 정도.



스파이 카메라.




감옥뷰.



빅토리아 전망대에서 바라본 포르투.



강가로 점점 내려가는 중.





남은 오후는 포르투 하구의 와이너리 투어로 가득 채울 예정! 먼저 칼렘에 투어 예약을 걸었다.



샌드맨을 지나,



페레이라를 지나,




그라함에 도착했다.



와이너리 테라스에서 보는 포르투 파노라마가 절경이었다.



Graham Tawny Porto 20년산 깊이 무엇.. 10유로의 행복이었다.



다시 가이아 지구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pip 레스토랑이라니..



테일러에 도착!



테일러에서는 2015 빈티지로 마셨다.



다시 가이아 지구를 돌아다닌다.



드디어 입장한 칼렘 투어. 화이트는 배럴에서 숙성될수록 색이 진해지고, 레드는 숙성될수록 색이 맑아진다는게 신기하다.



숙성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배럴 아래 쪽에 적힌 숫자는 이 오크통에 들어간 리터 수라 한다.



마지막 시음 시간! 투르키스탄과 독일 언니 오빠들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는데, 정말 광란의 파티였다. 한사랑 산악회처럼 미친듯이 마셔댔다. 가이드로부터 듣게된 정보는 젊은 사람들은 대체로 LBV(Late Bottled Vintage) 를 즐겨 마신다고. 그리고 부르펜 대신 포트 와인을 마시기도 한다 한다.

나는 아무래도 와인보다 맥주파라는 사실이 상기되었다. 벌컥벌컥 그리워.. 이 와인 왕국에서 살아남은 맥주 업체들 정말 대단하다.



칼렘을 빠져나와 샌드맨 바에 앉아 LBV를 마셨다.



안주로 대구 튀김도 한 입.



가이아 지구를 오르기 시작했다.



모루 공원에서 바라본 석양.


야경. 사실 석양과 야경을 무척 기대했는데, 난 개인적으로 리스본이 더 아름다운 듯..



포르투 시내에도 트램이 다니긴 하는데 완전 관광용이라 한다. 이제는 더이상 쓰이지 않는 트램 노선이 많아 이렇게 한복판에 널부러진 선로들을 볼 수 있었다.



아침이 밝았다. 비가 촉촉히 내린 돌길. 오늘은 핸드폰도 잘 보지 않고 그냥 길을 잃어보기로 했다. Castro에서 에그타르트와 에스프레소를 먹었다.



계속 눈여겨보던 샵에서 마그넷을 샀다. 코르크 위에 자수로 새긴 디자인. 그나저나, 포르투갈 사람들의 국민성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마다 가게 창문을 열심히 닦고 낮밤 가리지 않고 거리 청소를 한다. 물론 무단횡단은 잦지만..



동루이스 다리 하단은 계속 공사중.



가이아 지구에서 바라본 포르투 시가지.



오늘 점심은 시장에서!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지 못하고.



슈퍼복 샘플러를 시켰다. 바이스, 둔켈, IPA는 진짜 단맛 제로. 놀라울 정도!



무척 기대하던 그린 베르데는 완전한 감자국의 맛이었다. 그린의 향은 없었다.



어제 다 못끝낸 와이너리 투어를 마저 했다. 가이아 지구의 돌길은 스코틀랜드의 향기가 있다.



콕번에 왔다.



투어는 시간이 맞지 않아 바에서 시음을 했다.



스페셜 리제르바와 2011 빈티지를 마셨다. 초콜릿과 어울린다는게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맛이었다. 2011 빈티지는 바텐더의 추천이었는데, 2011년이 모든게 완벽했던 해라 했다. 비가 내려야하는 순간에 비가 내리고 토양 조차 완벽했던. 난 그때 뭐했지, 아 4학년이었구나, 10년의 시간이 2만원이면 값어치를 충분히 하네 하는 생각을 했다.



다시 다리를 건너 1번 트램을 타고 서쪽 바닷가로 향한다.




각기 다른 종류의 파도들. 시작도 끝도 다른 이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맥주 한 잔!ㅋㅋ



돌아올 때는 전기자전거를 빌렸다.



점심으로 돼지간 샌드위치를!



트램 랑데뷰.



아까 점심을 먹은 식당부터는 시내까지 무작정 강을 따라 걸었는데, 그러다 흥미로운 빈티지샵을 발견해 들어갔다.



옛 테니스 라켓과



멋드러진 시계.



그리고 샌드백과 글러브까지!



동루이스 다리를 상단으로 건넜다.




세 번이나 오게될 줄 모른 모루 공원. 하루 종일 날이 흐렸는데 이제 막 개기 시작했다.



와인을 한 병 준비했다.




포르투 야경의 멋은 구불구불함에 있었나 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늦은 저녁으로 프란세지냐를 시켰다.



옆 자리에 앉은 브리스톨 아저씨와 만담을 나눴다.



그리고 노천 카페에서 마지막 밤을 달랠 ginja를 마셨다. 피칸파이를 액체화 시킨 느낌. 당이 떨어질 때만 마셔야 할 것 같았다.



마지막 날 공항행 트램이 해무를 뚫고 지나간다. 포르투에 와서 토마스쿡의 꿈을 반복해 들었는데, 해무와 무척 잘 어울린다 생각했나보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KLM 이코노미였는데 파업때문에 아주 난리난리였다. 모닝캄으로 sky priority 혜택을 여기서 드디어…



알찬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