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임브라, 포르투갈 / Coimbra, Portugal
코임브라에서 1박 2일을 보냈다. 어제까지 바닷가에서 한량처럼 보내다 클래식한 도시로 넘어오니 기분이 묘했다.
이번 포르투갈 여행은 캐리어 없이 배낭만 들고 다녔다. 더 미니멀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앞으로의 여행은 종종 이렇게 배낭만 매고 훌쩍 떠날 것 같다.
코임브라 구시가지로 향하는 초입.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성당 옆에 평온하게 펼쳐진 노천 카페가, 코임브라의 첫인상이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성당으로 들어왔다. 산타크루즈 수도원이라 불리는 이 성당엔 무척이나 묘한 색상의 예수님 상이 있었다.
거대한 붉은 파이프 오르간과 새파란 아줄레주의 조화 역시 묘했다. 붉은 파이프 오르간은 색도, 모양도, 패기도 꼭 함선같았다.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호텔에 짐을 맡기고 구시가지를 돌아다녔다. 구시가지의 대부분은 코임브라 대학 캠퍼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나저나 코임브라 대학 since 1290년 실화? 카이스트 1971이 너무 초라해졌다. 이 대학을 오갔을 옛 학자들을 생각했다. 내가 서있는 돌길을 총총 걸어가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봤을 수많은 박사님들을 떠올렸다.
상 미겔 예배당.
조아니나 도서관. 내부는 겉모습과 달리 무척이나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채워져있다.
내부 모두 엄격한 통제 하에 출입이 가능해, 입장 타임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화려한 색상의 3D 가이드맵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오늘은 예배당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포르투갈의 결혼식 문화를 잠시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해리포터에 영감을 줬다는 코임브라 대학생의 검은색 망토 교복도 볼 수 있었다.
코임브라 대학 테라스에서 바라본 구시가지.
아직도 이 홀에서 박사학위 심사가 이뤄진다고.. 화이팅!
마샤두 드 카스트루 국립박물관의 카페로 이동했다.
갈증을 씻어주는 시원한 맥주 한 잔.
드디어 입장한 상 미겔 예배당의 내부.
화려하다.
드디어 체크인을 했다. 이 작은 집을 내가 통채로 쓰게되는 것인줄 상상도 못했다.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된 3층짜리 건물.
1층엔 반짝거리는 금장 장식과 커다란 자쿠지가.. 아이구 부담스러워라..
화려한 화장실 타일.
웰컴 샴페인과 디저트가 방으로 배달되었다. 갑자기 열려버린 위에 냉장고에 채워져있던 맥주를 꺼냈다. 코임브라 구시가지의 골목은 자갈길 가운데에 매끈한 길이 나있었다. 통행객들을 배려해주는 도시 설계에 감사했다. 반복되는 자갈길 산책에 족저근막염이 올 것만 같았는데.
저녁으로는 프랑세지냐를 먹었다. 듣던대로 맛있었다.
구시가지를 따라 내려가 마트에서 장을 바왔다. 엄청난 대구 소비량!
맥주도 싸고,
와인도 저렴한 이 곳은 천국.
숙소로 돌아오는 길, super bock stout를 한잔 따서 마시며 걸었다.
다음날 배달된 조식. 저렴한 호텔의 황송한 서비스.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아 요거트와 주스만 대충 챙겨 먹었다.
첫인상에 뇌리가 박혔던 노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셨다.
근데 여기는 실내가 더 대박이었다. 너무 고풍스러운 화장실 입구.. 주중에는 저녁마다 무료 파두 공연도 있다했다. 주말에 온 탓에 볼 순 없었지만.
조금의 틈만 있으면 테이블을 깔아버리는 나라.
산타크루즈 수도원 내부를 구경했다. 두 명의 왕이 묻혀있다고 한다.
고요한 중정이 정말 좋아 한참을 머물렀다.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도시로 이동한다.
그나저나,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걱정이다. 문득 코임브라에서 보지 못한 파두 공연이 생각나, 이날 저녁의 파두 공연을 예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