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Tongyeong
엄마 그리고 이모들과 2박 3일 통영에 다녀왔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대중교통으로 다니실 게 걱정돼 차를 갖고 가 가이드로 뒤늦게 합류한 여행이었다.
사실 rebuttal과 연환실로 무척 바쁜 주였는데 나름 꽤나 큰 결심을 하고 간 여행이었다.
매번 이런 순간들에서 나는 연구 같은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순간들을 선택해왔는데, 시간이 흐르고선 항상 후회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선택을 좇아야 했는데 하면서 말이다.
이모들과 언제 또 이렇게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까? 단순히 이런 이유 하나만으로도 여행을 가는데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2박 3일 너무 많이 웃고, 많이 얘기하고, 많이 이해 하게 된 시간이었다. 너무 좋아서 대전으로 돌아와 하나둘 헤어지려는데 눈물이 찡할 정도였다.
다음 여행에도 꼭 함께할 수 있기를요!
월요일 아침 대전역의 9시 풍경. SRT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오시는 세 분을 픽업. 그리고 대전터미널로 이동해 잠시 기다리다 큰 이모를 픽업. 통영으로 출발했다. 그러고 보니 작은 이모는 통영에서 7~8년을 사신 적이 있어 어딘가를 지날때마다 곳곳을 설명해주셨다.
첫 끼니는 생선구이 백반.
미륵도를 한 바퀴 드라이브. 달아공원에도 갔는데, 거기서 내가 헬렐레팔렐레 지갑을 잃어 패닉일 때 작은이모와 막내이모가 땋! 찾아주셨다ㅎㅎ 소녀처럼 점핑하시며 “수지야 찾았어~” 하시는데 왜 그렇게 웃기던지ㅎㅎ 어쨌거나 미륵도를 돌아 다시 시내로 가는 길에 만난 어느 카페에서.
빛이 좋아 모두 한 컷씩!
저녁으로는 제철 회를 먹을까 하다가, 이럴 때일수록 여러 명이 모여야만 먹기 쉬운 걸 먹자 하셔서 대게를 먹으러 갔다. 생각보다 수율이 좋아 맛있게 먹었다. 비록 사람은 다섯인데 미역국을 두 개만 주셔서 막내이모가 사장님께…
숙소는 서피랑의 어느 한옥 독채. 차가 들어설 수 없는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가 만난 집은 정말 아늑했다. 칫솔을 놓고 온 엄마와 편의점에 다녀오느라 둘이 오붓한 서피랑 밤 산책을 걸었다.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고 고스톱을 치다 잠들었다.
다음날 통영 시내. 와.. 테마강좌 때 저기에 돗자리 깔고 술 마시던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아침으로 충무김밥을 먹었다. 참 맛은 한결같은…
삼덕항으로 내려가 욕지도로 향했다. 차를 갖고 갔다.
배 문을 어떻게 닫나 궁금했었는데.
갑판을 돌아다니다 만난 일기를 쓰시는 큰 이모.
욕지도에 내려 바로 모노레일을 타러 갔다. 엄청난 경사에 나도 좀 놀랐다.
전망대에 도착.
정상으로 가는 길.
정상에는 셋만 올랐다.
와 욕지도의 고등어회는 살면서 먹어본 고등어 회 중 가장 맛있는 맛이었다.
뼈 조림에 밥도 찹찹 잘 비벼 먹었다.
외삼촌, 조카들로부터 찬조를 많이 받았다 했다. 매 끼니 찬조 금액에 맞춰 인증샷을 보내드리기로.
욕지도에 세 개의 출렁다리가 있다 한다. 그중 하나에서.
두 번째 출렁다리로 내려가는 길.
너무 아름다운데, 관광지화되어 있지 않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그 흔한 표지판 하나 없었다. 덕분에 관광객도 없어 잠시 마스크도 벗고 편하게 다녔다.
출렁다리 아래로 보이는 협곡. 정말 절경이었다.
절벽 위에 앉아서 경치 감상 중.
통영으로 넘어왔다. 기념품으로 멸치를 사 가고자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마땅한 데가 없어 막내이모의 지인 소개로 어느 판매점에. 근데 여기선 다들 미역만 사 가셨다는 게 약간 웃긴 포인트..
저녁으로는 굴코스를.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굴구이.
협찬은 확실히.
오늘 저녁은 거북선 호텔로 옮겼다. 호텔에서 바라본 통영대교.
안주로 포장해온 아구내장수육. 으. 겨울이 왔네요!
엄마랑 이모들 모두 밀러가 맛있다며 밀러만 드셨다..
수정이 협찬.
다음날 아침. 원래 큰이모 일정으로 일찍 올라가려던 것이 변경되어 느지막히 움직였다.
아침으로는 중앙시장 내 밀물식당에서 물메기탕과
생선조림을. 와.. 정말 찐 맛집이었다.
밀물식당 사장께 엄마와 이모들이 엄청난 레시피 질문 공세를 펼치셨는데, 덕분에 멸치는 시장 어느 가게가 좋다더라 정보를 얻었다ㅎㅎ바로 가서 멸치 쇼핑을.
첫날밤에 야경만 봤던 세병관에 들어갔다. 오늘 때마침 무료 개방의 날이라고.
통제영을 통영으로 옮긴 뒤 완공했다는 국보이다. 예전에 보미와 왔던 것 같은데, 다시 봐도 웅장했다. 지과문의 현판에서 그칠 지와 창 과자를 합치면 싸울 무자가 된다 한다.
동피랑으로 걸어갔다. 2년에 한 번씩 새로 그린다 하시더니, 정말로 곳곳에서 새로 그리고 계셨다.
추억의 오미사 꿀빵ㅋㅋ.. 2008년에 짜솔과 왔을 때도 이 본점으로 왔던 기억이.
대전으로 돌아와 이른 저녁으로 소고기를 먹고,
미예 언니의 커피 협찬을 마지막으로 모두 올라가셨다. 정말 즐거웠던 추억. 더 좋은 날에 더 좋은 곳으로 또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왔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