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하롱베이 / HaNoi, Halong Bay
20190522 ~ 20190526 4박 5일간의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 여행 w/ 엄마, 병찬. 수정이와 아빠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처음 도착한 날엔 셋 모두, 으.. 억만금을 준대도 여기엔 못살겠다 싶었는데 점차 무단횡단, 질서없는 오토바이, 더운 날씨, 시큼한 음식에 적응해 ‘그래.. 출장으로 2주정도까진 살 수 있겠어..’ 다들 순응해버렸다.
여행을 가게되더라도 호이안이나 다낭일 것 같은데, 언제 다시 하노이에 가게되려나? 저렴한 물가에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돈… 초록의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온 느낌이다. 비록 연구때문에 완벽하게 즐기진 못해 못내 아쉬움이 남지만.
아침 비행기를 탔다. 네 시간이 조금 넘는 정도의 비행 시간. 하노이 근교의 집들은 모두 어두운 주황의 hip 형태의 지붕.
아, 그러고보니 인터넷 면세로 캐리어를 샀다. 아시아나는 이미 탑승구 위탁수하물이 금지되었기에, 대한항공도 없어지기 전에 후딱 사놓는게 편할 것 같아서. 앞으로의 여행마다 잘~ 써야겠다.
하롱베이 투어를 신청하며 서비스로 저가에 예약해놓은 택시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기사 아저씨가 하노이서 먹어봐야할 것, 봐야할 것을 넘버원투쓰리로 알려주셨다. 전부 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아저씨가 알려준 걸 먹을때마다 병찬이랑 키득거리며 아저씨 생각을 했다.
세 명이 자기에 호텔은 애매해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사진과 비슷했지만, 아무래도 낡았다. 마지막 밤엔 벽을 기어다니는 도마뱀도… 프렌치 쿼터에 위치해 관광지에 걸어다니거나 그랩을 타기엔 좋았다.
복층이라 2층은 병찬이가 사용. 2층 화장실은 완전 야외 화장실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라 아쉽..
1층도 충분히 커피나 맥주마시기 좋아 2층 쇼파에는 한번도 앉아보지 않은 것 같다. 병찬이는 좀 앉아봤으려나? 기타도.. 줄이 하나 끊어진게 전시용이었나보다.
어쨌거나 짐을 풀고 거리로 나왔다. 베트남에 온게 실감난다.
모든 거리거리마다 낮은 목욕탕 의자에 앉아 삼삼오오 음료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가득. 더워서 나와 앉아있는 것이겠지만, 매연과 꿉꿉함 속에서 음료를 마시는 문화가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나에겐 좀 어려운 일.
베트남에 가기 전엔 몰랐던 사실. 베트남이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라 한다. 하노이 시내 곳곳에 카페가 무척 많다. 거진 한 집 건너 한 집.
전날까지도 밤을 새다 간터라 하노이에 대해 일절 아무 것도 알 지 못했다. 이런 무계획 여행도 무척 오랜만이다. 여튼 첫날의 일정은 전적으로 병찬이에게 위임했더니 우리를 데려간 첫 식당. 일단 맥주를! 얼음컵과 함께 준다.
오바마가 다녀가 유명해졌다는 흐엉리엔에서 분짜를 시켰다. 분명 맛있어야 하는 조합인데, 모두 먹다 남겼다. 사실 서빙해주시는 아주머니의 검은 손톱이 여러번 육수에 닿았다 나왔다 하는 모습을 보니 식욕이 뚝.. 이 때 다들 좀 멘붕이 왔던듯. 우리 남은 기간 식사 어떡해??? 하고서ㅎㅎ
거리로 나왔다. 오늘은 천천히 구시가를 걸어보기로 했다.
경찰 트럭이라니.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스쳐지나간다.
두 번째 점심을 먹으러 갔다. 병찬이가 알아놨다는 pizza 4p’s 였는데, 식당 인테리어가 무척 좋았다. 병찬이 말에 따르면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있는 마르게리따였다 한다. 결국 이 집엔 한 번 더 왔다.
오토바이가 무척 많고, 그들만의 규칙으로 다니고 있어 정신이 없었다. 처음엔 어지러웠는데, 마지막날즘엔 그냥 슥슥 사이를 피해 걸어다니고 있는 우리를 발견했다. 그래도 아직도 놀랍다.
성 요셉 성당. 파리의 노틀담을 본따 만들었다 한다.
내부는 평범했다. 경건한 분위기에 잠시 앉아있다 나왔다.
다들 이때까진 웃고 있네.
구시가를 걸으며 다들 웃음이 사라졌지만.. 경적소리가 번잡해 머리가 지끈했다. 병찬이가 먹어보고 싶다는 길거리 반미를 사먹었다. 사실 한국에선 반미를 무척 좋아했는데, 하노이에서의 반미는 그저 그랬다. 나는 그냥 한국화된 반미를 좋아하는걸까. 그래도 가격은 무척 싸다. 한국돈 천 원정도.
맥주 거리로 넘어왔다.
호객행위 하는 집들을 슥 훑어보다가 거리 초입에 있는 집에 앉았다.
점점 어두워지니 자리가 가득 차간다. 사진이나 TV에서 봤을 땐 무척 좋아보이기만 했는데, 생각보다 찌린내가 많이 나는 거리였다. 후딱 먹고 나왔다.
Very cheap. 유심이 대체로 다 저렴한 것 같다. 한국에서 사갔는데, 충분한 데이터에 3천원 정도.
돌아오는 길엔 마트에 들러 장을 봤고, 처음으로 grab 을 타고 돌아왔다. 베트남형 우버같은 그랩은 여행 내내 무척 잘 애용했다. 가격도 저렴해 기본 거리를 타는데 대부분 한국돈 1250원정도. 여튼 오늘의 맥주. 하나같이 맛이 없었다한다.
아침에 엄마가 창문 밖 건너편 길가를 보시며 ‘저기서 뭘 팔고있네~ 저게 뭘까? 먹는건가? 호호호’ 하시길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가 사왔다. 찰밥에 어묵, 그리고 튀밥, 말린 건어물같은 것이 섞인 주먹밥인데, 마치 라면 스프를 섞은 것처럼 감칠맛이 좋아 다른 날 한 번 더 사다먹었다. 가격은 오백원정도.
오늘의 아침은 퍼지아쭈웬의 쌀국수. 병찬이의 추천으로 간 집이었는데, 이번 하노이 여행에서 먹은 로컬 음식점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 끊임없이 고기를 썰고 계시고 그 앞에서 어떤 쌀국수를 먹을지 주문하고 자리에 앉는다.
두 가지 종류의 쌀국수를 시켰는데, 익힌 고기를 넣은 것과 육회같은 고기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 살짝 익힌 것으로. 왜 쌀국수에 신 맛을 추가해 넣는지 알 것 같은 맛이었다. 튀긴빵 꽈이는 역시나 그저 그랬지만.
그리고 이차(!) 아침을 먹으러 분보남보에 갔다. 테이블 위의 라임. (라임이 맞으려나?)
그리고 맥주 한 잔.
비빔쌀국수라는 뜻이라는 분보남보를 시켰다. 맛은 상상했던 그 맛.
그리고 병찬이가 먹고싶다는 가함투옥박이라는 닭요리도 주문. 허브 한약맛.
그리고 슬슬 걸어서 기찻길 마을로 향했다. 아직 시간이 일러 사람이 많지 않았다.
마그넷을 하나 샀다. Xofa cafe 라는 곳에 들어가 앉아서 좀 쉬다가 다시 걸으러 나왔다. 병찬이 말에 따르면 인생 수박주스를 맛봤다고.
숙소로 돌아 걸어가는 길, 불교 사원이라는 꽌스 사원에 들렀다. 내부가 무척 고요해서였을까, 정돈된 돌바닥 때문이었을까. 와호장룡이 무척이나 생각나는 공기였다.
실제 이 곳에서 촬영된 영화가 궁금해질 정도의 신기한 분위기였다. 한 12시가 될때쯤 오늘 관광하려던 모든 곳을 가버리고야 말았다. 아까 xofa 카페에서 협의한 끝에, 돈을 더 갖고 나와서 서호나 롯데마트 같은 프렌치쿼터 밖으로 나가보기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길가의 분짜집. 더운 날 숯불에 열심히 굽고 계신다. 먹고싶진 않았지만 으~ 갈비 향기가.
숙소에 돌아와 좀 쉬는 중. 심이 없이 알차게 말린 휴지가 재밌었다. 전부 그런건지, 이 브랜드만 그런건지.
그랩을 타고 서호에 위치한 쩐꾸옥 사원으로 넘어갔다.
호반의 절은 느낌이 이상하다. 게다가 사원 지붕에 달린 간판은 특히나 더.
크지 않은 사원이라 금방 구경했다.
돌아오는 길엔 걸어서 호반 끝자락에 위치한 선상 하이랜드 커피서 베트남 커피 한 잔과 반미를 뚝딱. 여행 내내 커피를 무척 많이 마셨다. 신 맛이 전혀 없는 무척 쓴 커피라 아아로 마시기 좋았다. 병찬이와 엄마는 연유나, 코코넛 커피로.
다시 길을 나왔다. 북문 교구 성당으로 걸었다. 오토바이가 사라진 무척이나 한적한 분위기였다. 귀가 편해진 기분. 그러나.. 이곳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조교 업무에 계속 핸드폰을 들고있어야했다 ㅠㅠ
바딘 광장으로 걸어가는 길. 이전에 프랑스 통치시절에 지어졌으며, 대통령궁이라 불린다는데 호치민은 분명 쓰지 않았을테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쓰여 왔는지 전혀 모르겠다. 왜 전부 건물들이 노란색이냐 나중에 바이크투어를 해준 올리버에게 물었더니, 베트남에서 노란색이 부를 상징한다 했다.
호치민이 안치되어 있는 묘. 화장해 베트남 곳곳에 뿌려달라 했다지만, 그는 결국. 나중에 바이크투어의 올리버의 말에 따르면 매년 주기적으로 그의 시신이 러시아로 보내져 관리를 받고 있다한다.
바딘광장을 가로질러 구경하고선 그랩을 타고 롯데마트로 이동했다. 고객센터에서 괜찮은 환율로 환전을 해준다길래, 환전도 겸사겸사 할 겸. 치약이나 커피같은 기념품할만한 것들을 샀다.
다시 그랩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른 퇴근길과 겹쳐 무척이나 많은 오토바이를 구경했다.
어떻게 지나가시려는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교통질서.
방에 짐을 놓고 좀 쉬다 다시 나왔다. 병찬이가 가고싶어했던 에그 커피를 마시러 카페 지앙에. 사실 방에서 쉴 때 완전히 연구실에 실험 돌리고 온 서버가 맛이 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좌절하고 있던 차였다. 여기 카페 지앙에서 확인사살같은 메세지를 받고 약간 어안이 벙벙. 좀 마음을 가다듬느라 정신이… 나는 에그 비어를 시켰는데, 좀 부어 마셔보니 별로라, 그냥 맥주 캔을 벌컥 마셨다.
거스름돈으로 받은 500동. 한국 돈으로 25원. 기념품으로 쓰지 않고 가져왔다.
생각해보니 오늘 롯데마트서 카페에 갔던 일련의 과정이 다 마사지 때문이었구나. 마사지를 급하게 예약해 시간을 9시로 변경했는데, 그걸 맞추느라 카페에서 좀 시간을 떼우고 있었나보다. 병찬이는 무척 시원했다 하고 엄마랑 나는 그저 그랬던 그런 마사지. 한시간정도 받고 나와 호안끼엠을 걸었다.
늦은 저녁을 먹으러 또 pizza 4p’s 에ㅎㅎ 이번엔 시그니처라는 부라타 치즈가 올라간 피자를 먹었다. 괜찮은 맛이었다.
다음 날. 오늘은 하롱베이 당일치기 투어를 다녀오는 날. 아침일찍 숙소 근처에 있는 미팅포인트에 모여 버스를 탔다. 또 맹렬한 오토바이 부대들이…
맨 앞좌석에 탄터라 정신이 없었는데, 하노이 시내를 빠져나오고 나서야 좀 긴장도 풀리며 잠에 들었다.
투어 팔찌를 받아 꼈다.
선착장으로 향하는 카트에, 자리가 애매해 병찬이를 먼저 보내고 엄마랑 나중에 따라갔다.
드디어 배에 탑승.
오랜만에 타는 크루즈에 바닷 바람이 시원했다.
나도 한 컷.
맥주도 한 캔 시켰다.
11시정도부터 5시까지 크루즈를 타고 하롱베이를 도는 코스였다. 이따금씩 관광지에 내릴 땐 크루즈에 딸린 정박 가능한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하롱베이 섬들의 하부가 모두 이렇게 움푹 파여있어 신기했다. 아직도 지형이 계속 바뀌고 있구나 그런 생각에 좀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밤부보트를 타고 저 작은 구멍 안으로 들어간다한다.
후기를 보고갔을 때, 뼈가 앙상해 뿌러질 것 같은 아주머니께서 노를 저어주신단 글을 봤는데 다행이도 모두 건장한 아저씨들이셨다. 다행.
굴 안으로 들어가면 호젓한 호수처럼, (사실 무척이나 붉은 돼지가 쉬는 해변이 생각났지만) 섬으로 빙 둘러 쌓인 공간이 나타난다.
게다가 무척이나 많은 원숭이가 살고있다! 잘 보면 총 10마리의 원숭이가!
다시 크루즈를 타고 이동해 송솟 동굴에 도착했다.
별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들어가보고선 깜짝 놀랐다. 어찌 이렇게 넓고 깊은 동굴이 생겼을까.
자연이 만들어넨 패턴에 약간 감동받기도 하고.
인디아나 존스같은 탐험물이 생각나기도 하고.
동굴을 탐험하려면 여러 차례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했다. 그래도 이따금씩 보이는 하롱베이의 절경에 다닐만했다.
마지막 관광지로 티톱섬 대신 소이심섬에 방문.
전망대는 공사중이라 중턱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었다.
해변 비치체어에 타월을 깔고 맥주 한 캔.
물에도 잠깐 들어갔다 나왔다. 으.. 수영복을 가져왔는데 똥물이라는 후기가 많길래 짐이 될까 하노이에 두고왔더니만, 이렇게 맑을줄이야..
여튼 잘~ 쉬다 다시 크루즈로 복귀했다.
다시 하롱베이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동안 스프링롤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병찬이가 나가서 말고있다.
원래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갓 튀기니 맛있었다.
해가 뉘엿뉘엿 지려한다. 다시 리무진을 타고 하노이로 복귀한다.
고속도로 초입에서 만난 소떼.
하노이에 잘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꽌안응온. 사람이 무척 많아 웨이팅을 해야했지만, 금세 자리가 났다.
그나마 우리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한다는 후기를 보고, 베트남 로컬 음식 이것저것을 시켰다. 7접시 시켰던듯… ‘우리 너무 많이 시킨거 아냐?’ ‘저렴하니까 그냥 다 시켜보고 남기자~’ 했는데 싹싹 다먹어버렸다…
총알오징어랑, 반쎄오, 넴루이, 이것저것 시켰는데 제일 먹고싶던 모닝글로리는 오늘 품절이라고(ㅠㅠ)
입구에서 계속 만드시는 걸 보고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너무 맛있어 깜작 놀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베트남에서 무척 많이 먹는 음료 쩨(che) 라 한다. 뭐랄까.. 미숫가루 맛 베이스 음료에 젤리, 그리고 연유의 콜라보인데 별로 달지 않아 폭풍 드링킹했다.
배를 두들기며 나오는 길. 비가 내리고 있어 가까운 거리지만 그랩을 타기로했다. 베트남 곳곳에 박항서 감독님의 광고가.
그리고 다음 날. 오늘은 에어비엔비를 통해 바이크 투어를 신청해 둔 날이다. 둘째날 3시간만에 관광을 끝내보니, 오늘은 도통 갈만한 곳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xofa 카페에서 폭풍 근교 관광을 검색했지만 당일치기로 다녀올만한 곳은 없어 대신 시내에서 색다른 투어를 해보기로. 인당 3만원 정도인데, 3시간 정도 바이크 뒷자석에 타고 하노이 곳곳을 돌아나니는 코스였다.
덕분에 내가 탄 바이크를 몰아준 현지인 가이드 올리버한테 궁금했던 이것저것을 무척 많이 물을 수 있었다.
롱비엔 다리도 건넜다. 이 곳은 차는 지나다닐 수 없고 오토바이나 걸어서만 가능해서, 오지 못했던 곳.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곳만 좌측통행이라고!
다리 중간에 주차를 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롱비엔 다리를 건너다 철교 아래로 내려갔다. 바나나 아일랜드라 불린다는 홍강에 무척 크게 떠있는 풀이 우거진 섬을 달렸다. 홍강은 여름 적조현상으로 인해 홍강으로 불린다한다. 곳곳에 수상가옥이 있었는데, 도저히 도심에서는 살 수 없는 가난한 이들이 이곳에 집을 마련한 것인데 이마저도 생필품 수급이 어려워 NGO 같은 단체에서 주기적으로 도움을 주고있다 했다.
바나나 숲길을 달렸다. 엉덩이는 좀 아팠지만, 시원했다. 오토바이와 경적소리로부터 벗어난 것만 해도 무척 기분이 좋았다.
바나나 구경도 실컷하고.
밭을 지날때마다, 올리버가 농작물의 이름을 알려줬다. 모닝글로리 재배도 실컷 구경했다.
바나나섬을 빠져나와 하노이 꽃시장을 바이크를 타고 달렸다. 싱싱한 연꽃이 많았는데, 요즘이 철이라 한다.
골목 사이사이를 달렸다. 시장 안을 가로지르기도. 덕분에 무시무시한 것들을 원치않게 봐야했지만(ㅠㅠ)
아름다워 보이는 정경이었지만, B-52 폭격 잔해가 남아있는 연못으로 베트남 전쟁의 참혹함을 담은 장소였다. 한국과 일본, 베트남과 프랑스, 중국, 북한, 그리고 미국에 대해 올리버랑 오래 얘기를 나눴던 것 같다.
다시 골목 사이를 달려 서호 반바퀴를 돌고선 호안끼엠으로 돌아왔다. 경적소리와 매연으로 어지럽던 구시가였는데, 바이크를 타고 달리니 다닐만했다.
오늘 점심으로는 포케를~!
하와이서도 맛있게 먹었던터라. 맥주랑 한 그릇을 뚝딱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커피핀을 샀다.
베트남동대신 달러를 가져갔다. 베트남동으로의 환전을 미리 했어야했는데 깜빡했다. 게다가 토요일에 은행이 안할거란 생각에 어차피 못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있었더니만, 베트남은 토요일 12시까지 은행 업무를 본다한다. 그 사실을 12:03 에 알게되고나서 멘붕이ㅎㅎ카페에 앉아있다 급하게 근처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모두 문을 잠근 후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좀 검색을 해보다, 구시가 금은방 거리로 넘어가 거기서 환전을 하기로 했다. 숙소 앞에 서있던 그랩 바이크. 뒤에 타고 이동하는 거라, 택시보다 저렴하지만 3명이 타기엔 그냥 그랩 택시가 더 저렴하기에 한 번도 이용하지는 못했다.
구시가에 넘어가 어제 꽌안응온에서 맛있게 먹었던 쩨를 먹었다. 어제 그 덜 단 맛은 아니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덕분에 두리안처럼 생긴 잭프룻에 얼마나 달달하고 맛있는지 알게되었다.
괜찮은 환율에 환전을 했다.
환전을 성공하니 조급함이 사라지며 다시 또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랩을 타고 이온몰로 이동했다.
수정이한테 선물할만한 옷도 좀 보고, 쇼핑도 하고.
CGV가 있대서 구경갔다. 하노이 시내 곳곳에 있었지만, 한번도 들어가보진 못했었다.
팜플렛이 있어 가져왔다.
쇼핑중.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삿포로 블루캡.
정말 듣던대로 벨큐브가 무척 저렴하다! 밤에 안주로 먹을 생각에 작은 한 팩을 샀다.
또 만났다.
과일도 무척 저렴해, 이것저것 종류별로 샀다. 엄마가 망고를 그렇게 좋아하시는지 이제 알았네..
아까 먹어보고 반해버린 잭프룻도 샀다.
앗.. 또…
방으로 돌아와 벨큐브에 칼스버그 드래프트를 땄다. 원래는 구시가로 돌아가 간단한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짐도 많고 모두 피곤해해서 초밥이나 라면을 사와 방에서 먹었다.
병찬이는 홀로 야시장을 구경나갔고, 방에 앉아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마지막 날 아침. 병찬이는 늦게 들어와 더 잔다길래, 엄마와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못먹은 모닝글로리를 먹으러 꽌안응온에 다시! 갔지만 아침엔 쌀국수만 주문 가능하다길래, 11시 점심 때 맞춰 다시 오기로 했다.
어딜 가기엔 시간도 애매하고 더 이상 볼 것도 없어, 근처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쓴 커피에 정신이 확 차려진다.
창문이 없이 완전 개방된 형태라 무척 더웠다.
엄마가 힘들어 하시기에 아까 걸어오면서 봐둔 하이랜드 커피로 자리를 옮겼다.
아까는 아아, 이번엔 연유 커피. 으.. 아직도 단 커피는 잘 못마시겠다.
카페를 나오는 길, 커피콩을 샀다.
드디어 꽌안응온에 도착. 간단히 주문을 했다. 주문서는 정말 하나도 못 읽겠다.
볶음밥과 모닝글로리. 엄마도 무척 입에 맞아 하셨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모닝글로리 씨앗을 주문해 집으로 보냈다. 잘 키워서 보내주세요~~
볶음밥과 모닝글로리만 먹으면 아쉬우니까, 레몬그라스에 새우 다진 완자를 붙여 구운 넴… 넴 뭐시기도 주문.
공항으로 돌아와 시내에선 못산 연자육을 샀다. 요즘 맥주 안주로 몇알씩 먹는 중.
공항 라운지에서 잘~ 쉬다 잘 귀국했다. 꽤 힘들었지만 여운이 좀 남는 여행이었다. 싱숭생숭한 마음이 커서 여행에 잘 집중하진 못했지만 오랜만에 가족과 긴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