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테르담, 델프트, 헤이그 / Roterdam, Delft, The Hague
2013.08.17 부터 2013.08.20 까지 3박 4일동안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암튼 여행 전부터 기대 반 실망에 대한 두려움 반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인트호벤 공항에 도착후 떠날 때까지 딱히 한 지역에 머물지않고 이곳 저곳 끊임없이 돌아다녔다.
아인트호벤에 살고 계신, (카이스트 최연소 박사) 슬기 언니를 뵐 수 있었다. 초면임에 불구하고 내가 너무 신세지고 온게 아닌가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어찌되었건, 언니한테 자전거를 빌려 다녔기에 더욱더 즐겁고 효율적인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네덜란드는 접이식 자전거의 경우 기차에 공짜로 들고 탈 수 있어, 자전거 여행이 아주아주 용이했다. 물론.. 계속 자전거를 타고나니, 마지막 날엔 허벅지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
네덜란드를 돌아다니며 전역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건축물이다. 어쩜 도시마다 하나같이 대단한 건축물들이 있던지. 실험정신으로 만들어졌을 법한 디자인도, 실제 건물로 만들어 놓은 이 나라의 패기가 너무 좋았다.
네덜란드에 대한 인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미워하고싶지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얄미운 나라라고 해야할까나. “더치” 라는 자부심은 꽤 커보이지만, 그렇다해서 파리나 로마처럼 미워보이지는 않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꽤 괜찮은 나라였다. (물론 꽤 이상이다.) 하지만 벨기에처럼 차분한 느낌이 아닌, 뭔가 붕 떠있는 듯한 어중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네덜란드 여행 다니면서는, 네덜란드 별로다 별로다 하다가도 막상 부다페스트로 돌아오기 위해 공항버스를 탔을 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인천을 떠나오는 기분과 흡사한 기분이 들었달까나.
일정: 아인트호벤 -> 로테르담 -> 델프트 -> 덴하그(scheveningen)
드디어 아인트호벤 공항에 도착!
슬기언니가 가르쳐주신 집 주소로 이동.
언니의 자전거를 빌려타고 함께 시내로 이동 중. 박사 언니의 자전거 타기란 역시 다르군요!
언니와 아인트호벤 시내서 담소를 나눈 뒤, 본격 여행을 시작했다. 드디어 열차에 자전거를 싣고+.+
처음 도착한 곳은 로테르담. 시골 도시들만 여행다니다, 고층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을 만나니 정말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이것이 로테르담에 온 가장 큰 이유. 큐브 하우스이다. 아래서 찍어서 저 박스가 작아보이지만, 한 박스가 3층짜리 건물이다. 실제 사람들이 살고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일반 사람들에게 오픈해 놓았다.
큐브하우스의 내부. 가구들을 큐브에 맞춰 디자인 해놓은 것이 인상깊었다. 특히 부엌이나 책상을 사선에 맞춰놓은 것은 위트있고 좋았다.
네덜란드의 감자튀김. 어머 벨기에의 그것보다 더 맛나서 깜짝 놀랐다. 마요네즈에 무슨 짓을 한거지…
로테르담의 유명하다는 백조 형상의 다리. 넘어가도 관광할 것이 많다지만, 시간상 멀리서 바라보았다.
역으로 돌아오는 길.
로테르담역.
델프트로 향하기 전에 마트에서 네덜란드 맥주 한 캔 구입. 그롤쉬.
델프트에 도착했다. 역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되는 자전거 주차장.
대학시절 델프트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그것은 소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를 읽고 생긴 것이었다. 여튼 실제 델프트는 내 상상 속 델프트와 너무나도 달랐고 그것은 곧 델프트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졌다. 뭔가 건물은 더 높고, 도시 중간에 커다란 호수 항구가 있을거라 상상했는데.
델프트의 광장. 관광객이 어찌나 많던지 어휴.
신성당과 구성당에 모두 들어갔는데 정말 깜짝놀랐다. 프라하에서 스테인드 글라스 보고 예쁘다고 감탄했었지만 델프트의 스테인드 글라스도 장난이 아니었다.
이런 색감은 사실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처음봤다. 정말 신비롭고도 경건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관광객도 많은데, 재즈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길가마다 연주가 끊이질 않았다.
드디어 델프트를 떠나 덴하그로. 덴하그는 우리나라에 헤이그로 알려진 그 곳이다. 사실 네덜란드에 온 큰 목적 중 하나는 바다 수영이었다. 허나, 날씨가.. 겨울급. 허거덩. 바다 수영을 위해 첫 여정을 덴하그의 끝자락 scheveningen 정했건만 흑흑. 어쨌건 추운 날씨에도 바지 밑단을 걷어 올렸다.
같은 북해임에도 벨기에 blankenberg 과는 사뭇 다른 해변이었다. 어찌되었건 첨벙첨벙 뛰놀다가, 해변을 따라 걷기 시작.
일단 관광객이 너무 많았고, 비치를 따라 상점과 레스토랑이 넘쳐났다.
어찌되었건 다시 비치로 나왔다. 비치에는 온갖 조형물들이 가득했는데, 그 중 돌의자에 앉아 사색을.
놀란 것 중 하나는 경찰이 말을 타고 다닌 것. 처음엔 쇼맨쉽인가 했는데, 정말… 업무 중이셨다.
해질 무렵의 북해.
저녁을 먹고 다시 바다로 나왔다. 사실 난 야경찍으러 가는 거였는데, 사람이 엄청나게 모여들길래 나도 인파속으로 껴들어가봤다.
사람들이 뭔가를 다들 기다리길래 물어보니 오늘 불꽃축제(?)가 있다한다. 너무 추웠지만… 참았다.
해가 질락 말락, 얼른 어두워져야 시작할텐데..
훗. 추워서.. 다들 패딩입고 나왔더만..
선상에서 폭죽을 쏘고 있었다. 바닷물에 반사되어 꽤 장관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더군. 불꽃놀이를 보고, 얼른 돌아와 입 돌아가기 전에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