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익사 / Drowning Dry

2024 / Laurynas Bareisa / IMDb
★ 3.5

나에게 정말 없는 능력의 영화.

이번 영화제에서 본 영화 중 가장 궁금한게 많은 영화였다. 호들갑과 잔망이 없는, 진중함을 너무 무겁지는 않게 풀어가는 맛이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감독의 GV가 있었는데 영화와 같은 결의 사람이라 신기했다.

영화에 시공간을 너무 과하게 비틀지 않으면서도,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에 걸맞게 적당한 왜곡과 교차가 들어가는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하는 요즘인데 그 취향에 딱 맞는 영화기도 했다. 게다가 lighthouse의 high는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 얼마전 CD장을 정리하며 그 앨범이 들어있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버리기도 해서 더 뭉클함이 올랐다.

아주 사소한 신경의 긁힘이 점점 커져가는데 내가 잘못해서도, 나를 둘러싼 타인이 잘못해서도 아닌 그냥 인생을 살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와닿았다. 그런 미세한 감정들을 시각화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