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과 남 / Viet and Nam
posted on 2024.10.03
2024 / Minh Quy Truong / IMDb
★ 3.3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였다. 예고편을 너무 잘 뽑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한이 민국이"같은 제목인걸까 궁금했는데, GV에서 들어보니 viet의 뜻은 위쪽 nam은 남쪽으로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이름 두 개라 한다.
영화에서 여백과 사선의 배치를 잦게 쓰는데 그 미장센이 무척 좋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아도 역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인물들, 그 인물이 이루는 아주 얇은 파동, 그런 것들이 시각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영화 전반적으로 깔리지 않는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에 한 몫을 했다. 대신 굉장히 다양한 자연의 소리가 담겼는데, 음악의 라이센스비를 아껴 녹음에 투자한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GV에서 프로듀서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 naive한 것 같아 접었다.
베트남의 역사와 퀴어의 사랑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섞어버렸다. 시너지를 내거나 다함께 대차게 망하거나 둘 중 하나일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그낭 밍숭맹숭한 상태를 유지하는 영화가 된 것 같다. 영화를 못만들었다면 그냥 시원하게 욕을 한바가지 하고 끝났을텐데, 그렇진 않아 다들 판단을 유보하게 된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와 카메라가 좋았다. 편집에 조금 더 리듬이 들어갔다면 영화가 한 껏 살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인구 1억의 베트남의 다음 영화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