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스 / Laps

2017 / Charlotte Wells / IMDb
★ 3.5

지난 번 <애프터썬>을 보고난 뒤 찾아본 샬롯 웰스 감독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세 개의 단편이 무료로 공개되어있는 것을 알게되었다. 계속 투두리스트에 담아두다가 추석 연휴동안 몰아 보았다.

나른한데 서늘하고 섬세한데 두껍다.

누구나 노출되는 공간, 아무나 포착하지 못하는 프레임.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이 왜 샬롯 웰스 감독의 제작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튜즈데이>에서 감정을 다루는 섬세함을, <블루 크리스마스>에서는 서사를 다루는 섬세함을, 그리고 이 <랩스>에서는 동떨어져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무대가 아니라 사회 속의 무대를 포착하는데도 탁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뒤 중간의 이야기를 모두 잘라 어느 타임프레임의 도막만을 보여주어도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