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 백 / Look Back
2024 / Kiyotaka Oshiyama / IMDb
★ 4.0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이 본 영화였다. 영화가 시작하기전 티켓에서 본 5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정도가 이 영화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그렇게 초면인 영화에 단 시간에 빠져 15분 남짓한 시간만에 눈물이 글썽거려질 줄이야.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뿌듯하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는가, 나 스스로에게 충분히 솔직한가 같은 질문들에 빠져 지낸 전반이었다면 후반엔 관계와 시간의 무용함에 대해 생각했다. 그게 상상이든, 평행세계든 중심 좌표에 놓인 변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하기에 곁가지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본질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 후지노와 쿄모토는 너무 닮은 듯 다르다. 그래서 아름답다.
감정적으로도 많이 몽글했는데, 눈과 귀도 즐거운 영화였다. 원작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어떻게 옮겼을지 그 과정이 무척 궁금했다. 어느정도의 자동화가 가능할 것 같은데, 행간의 상상은 선형으로 보간이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좌표 변환에 빠져있어서, 영화 속 카메라 좌표와 공간 좌표의 변환에도 머리가 조금 지끈했다. 거진 static한 배경 레이어 위에 올린 사물의 dynamic 레이어를 구분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사실 현실에서는 dynamic함이 존재한다는 것은 static의 빛의 변화에 무조건 영향을 미치기에 그 디테일을 자동화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에 가만히 앉아 영화를 음미했다. 자세히 보니 후지노의 작업실 건너편 빌딩 창문에도 어떤 종이가 붙어있더라.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 그 보편성이 나에게도 일어나기 위해서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