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삼각형 / Triangle of Sadness

2022 / Ruben Östlund / IMDb
★ 3.5

<애프터썬>에 이어 그린나래미디어 챌린지로 보게되었다. 개봉 때부터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는데 실패했던터라, 이번 기회에 후딱 보았다.

학창시절 문학시간에 배우는 시에는 다양한 갈래가 있었다. 당시엔 김영랑 시인의 동글동글한 시를 좋아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는 취향이 좀 바뀌긴 했다. 어쨌거나, 직유가 가득한데 이상하게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그런 시들이 종종 있었다. “직유"라는 것에 대한 존재의 가치에 회의적이었던 시간들이 많았는데 커가면서 그 중요성과 세상의 균형을 배워가는 기분이다. 이 영화는 그런 시들을 닮았다. 굉장히 직설적인데 묘한 매력을 뽐낸다. 모로가도 서울로 가면 되니까. 이 영화는 속임수 없이 경부를 타고 서울로 곧장 향하는 그런 영화였다.

2부를 줄이고 3부를 늘렸다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결과론적인 생각이었다. 현재의 1, 2, 3부의 분량의 균형이 가장 효과를 극대화하는 상태인 것 같다. 그럼 어떤 포지션을 늘려야 더 임팩트가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전체적인 분량을 압축했음하는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가 늘어진 영화는 아닌데, 좀더 함축적으로 갔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꼼짝없이 선실에 갇혀 방송을 듣는 캐릭터들도, 관객도 약간은 지쳐버리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알아들었는데 반복해 강요당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세상은 참 복잡계야. 인자강만으로도 살아남을 수 없고 나의 사회적 위치만으로도 살아남을 수 없다.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만드는 벡터가 무엇인지 고민에 빠져버린다.

그나저나, 앞선 한 시간동안 칠링된 화이트와인과 샴페인을 마시는 컷들이 반복되었는데 침이 꼴깍넘어가는게 참을 수가 없었다. 와인 대신 맥주랑 안주 일체 셋팅을 끝내고 영화를 다시 틀었는데..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