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로물루스 / Alien: Romulus
2024 / Fede Alvared / IMDb
★ 3.9
에일리언 시리즈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로물루스로 입문하게 되었다. <혹성탈출> 시리즈처럼 올해는 모르고 살았던 띵작들에 입문하는 기회가 종종 있는 것 같아 마음의 부채를 좀 덜었다.
시리즈에 대한 배경지식이 아예 없었기에 다른 편을 좀 보고갈까 하다가, 그냥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인터뷰만 보고 갔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과 야물딱진 모습이 겹쳐졌는데 영화를 정말 잘 만든 살림꾼이거나 혹은 포장만 잘하는 자의식 과잉 둘 중 하나같을 거란 생각을 했다. 결과적으로는 완전한 전자의 사람이었다.
초반 시퀀스가 지나갈 때부터 대단한 길이의 크레딧이 계속 삽입된다. 크레딧을 읽느라 초반부를 놓칠까봐 좀 애를 먹긴 했는데, 이렇게 이름부터 박고 시작하다니 영화에 정말 자신이 있나보다 싶어 기대가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던건 음악과 음향이었던 것 같다. 서사를 도우면서도 음악에 홀려버리게 만든다. 뻔한데 뻔하지 않은 음악. 역시 한스 짐머 사단인가..
VFX를 최소화하고 찍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이 십분 이해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단순히 기술뿐만이 아니라 70년대에 바라보던 미래에 대한 시각을 레트로하게 표현한 부분들도 좋았는데, 전편들을 누르고 자신이 올라서는게 아니라 본인의 뿌리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고 그 위에 올라서는 느낌이라 그랬던 것 같다.
크레딧을 빼곡하게 채운 헝가리 사람들의 이름을 보며, 사실상 이 영화의 국적은 헝가리로 봐야하는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ㅋㅋ..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Alien에 대한 정의를 다시금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