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X / Malcolm X
1992 / Spike Lee / IMDb
★ 3.5
말콤 X를 제대로 봐야겠다 생각한 것이 석사과정 말년 박사과정 초년차 쯤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9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렸다. 뉴욕을 다녀왔을 때가 다시 한 번 이 영화와 가까워졌던 시기 같았는데, 그 시기도 놓쳐버리니 영영 떠나가 버렸다. 운동할 때 정영음을 들으며 보고싶은 영화들을 마킹해 두는데, 다시 한 번 이 영화와 가까워진 요즘. 이 번엔 놓치지 않으려 3일에 걸쳐 영화를 끝냈다. 놀랍게도 영화의 이야기는 3개 정도의 절로 커트되어 있어 흐름을 타는데 어렵지 않았다.
작년 초 뉴욕에 놀러갔을 때 Malcolm X 대로와 Dr Martin Luther King Jr 대로가 교차하는 125 Street Station에 들린 적이 있다. 말콤 X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기 때문에, 단순히 마틴 루터킹 박사처럼 이 근방에서 흑인 인권 운동을 이끌며 행진을 한 사람은 아닐까 상상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난 지금은 그 이미지와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아니기도한, 상상이 펼쳐졌던 길의 옆 길을 걸어간 사람이란 인상이다. 물론 영화 속 담긴 인물이 그 사람과 100% 일치한다는 생각은 하진 않지만, 그를 존경하는 이들이 묘사한 그와의 싱크로율을 감안해서.
덴젤 워싱턴의 연기가 정말 놀라웠다. 그냥 날아다니는 것 같았다. 뉴욕 거리를 활보하던 젊은 시절의 말콤과 고뇌하는 조금 늙은 시절의 말콤이 대비되는 영화적 구성이 흥미로웠는데, 연출의 힘보다도 배우가 잘난 덕이란 생각을 했다.
정답이 없는 사상과 종교의 세계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모두 결과론적인걸.. 그저 blind 상태로 놓여있지 말자는 말과 책임감에 대해서만 영화의 교훈으로 남기고 싶다.
이제 대학원 must-see 리스트에서 남은 빚은 <아메리칸 히스토리 X>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