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 Escape

2024 / Jong-pil Lee / IMDb / KMDb
★ 3.3

생략의 맛을 아는 사람이지만 그 방식이 좀 덜 매력적으로 조용히 혼잣말을 하고 거기에 스스로 감탄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만든 영화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프닝 시퀀스를 보고 무척 기대가 되었는데 힘을 뚝 떨어트린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특히나 자이언티가 등장하면서였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양화대교를 먼저 마음에 품고 북한을 배경으로 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한건지, 스토리를 생각하고 핏이 맞는 음악을 선정한 것인지 선후관계가 궁금하다. 이번에 DMZ에서 보고온 이민휘 씨의 이름을 크레딧에서 본 것도 신기했다.

구교환의 연기가 가끔 너무 튀어 몰입이 방해될 때도 있었다. 근데 그게 또 캐릭터와 영화를 살리기도 하니, 그 적절한 경계선이 참 어렵다.

지난 달 철원에 다녀왔을 때 해설사님이 말씀해 주시기로는, DMZ를 이루는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의 폭이 점점 좁아져 이제는 남방한계선에서 군사분계선까지 1km 남짓밖에 되지 않는 비무장지대도 있다 했다. 그 너른 들판과 산을 달리는 규남과 현상을 상상했다. 어디든 존재하는 누군가에게나 있는 청춘과 희망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