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 Barbie

2023 / Greta Gerwig / IMDb
★ 3.3

지난번 영화언니와 데이빗을 만났을 때, 이 영화를 아직 안봤냐며 대화했던 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리하여 이번 주에는 반드시 보겠다는 일념으로 봐버렸다.

기술적으로 재밌는 영화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맺고 끊는 만듬새도 나쁘지 않았다. 흥행을 위한 기본 초석이 잘 다져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여러 가지였다.

영화가 하고자 하는 말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처음엔 진정한 통합을 위해 여러 상황들을 꼬아가며 목소리를 낸다 생각했는데 이도 저도 아니었다. 양극화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 어느 극에서 바라봐도 쓴 소리가 나올만한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였다.

세상에 완벽한 평등은 없겠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있다. 이 영화가 바비와 켄이 서로에 대한 니즈가 잠시 머릿 속을 스쳐지나가는 것같은 장면을 보여줄 때 그 점을 짚으려 했다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쉽다. 이런 뜨거운 불판에서 삼겹살이 아니라 야채만 굽다 끝난 느낌이다. 내가 너무 이상주의자인가.

좀 손해보면 어때. 서로를 보듬어 타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때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비로소 웃을 수 있게되는, 그런 세상을 바라는게 너무 과한 욕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