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 Matt Reeves / IMDb
★ 3.9

그렇게 될 것만 같아 식상할 줄 알면서도 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여 그 길을 묵묵히 따라가는 그런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또 그런 운명을 타고난 푸른 눈이 어찌나 가엾던지.

시저가 강으로 던저버린 총을, 또 한 번 망해버린 지구에서 살아남은 문명아닌 생명체가 발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혹성탈출은 모든 파트에서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어 즐겁다. 브릿지의 성격을 갖는 이 두 번째 시리즈에서까지도!

너는 더 이상 유인원이 아니라며 손을 놓는 시저를 보며 통쾌하다기 보다 간담이 서늘했다. 그 시작은 조금 결이 다를 지라도 그런 판단에 익숙해가다 한 두 개쯤 어긋나기도 하고, 그러다 영영 되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혼돈이 지금 인간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인원의 문명과 사회를 보며 인간 세계를 반추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구나, 그런 생각을 또 한 번.

2014년의 나는 이제 막 석사를 시작하던 때였는데. 기술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