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Planet of the Apes

1968 / Franklin J. Schaffner / IMDb
★ 4.3

경의를 표한다.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가 1953년에 나오고, <꽁치의 맛>이 1962년에 나왔다는 사실을 짚어보면 이 68년의 혹성탈출은 정말 경이롭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떠올리자면 더 경이롭다.

어떤 우주의 절망에 놓인 것인지에 대해 관객을 끌어 당기다가, 유인원이 등장하면서는 아예 분위기가 환기되어 처음 고민하던 사실은 팽개쳐 버리게 만든다. 그리하여 이 영화가 이루고자 하는 거대한 반전이 더 크게 느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굉장히 영리한 영화라는 생각이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부터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만난 68년의 혹성탈출의 충격이란. 혹성탈출과의 첫 만남이 ‘유인원’의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이었기에,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 혹성탈출이 낯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처럼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라 박사님과 코넬리우스 박사님이 너무 귀엽다.

점점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는 시리즈라는 데서 오는 쾌감. 나머지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이 무럭무럭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