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향기 / Taste of Cherry

1997 / Abbas Kiarostami / IMDb
★ 3.7

비행기에서의 타임 어택으로 보게 되었다. 활주로에 바퀴가 닿는 순간 크레딧이 올라가는 마법.

정말 좋아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예를 가져다 준 영화가 무척 궁금했었다. 좋은 작품을 연달아 내놓은 이후 커리어의 정점에서 어떤 영화를 찍었을 지 궁금하기도 했다.

처음엔 정말 이상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상한 남자가 계속 사람들을 차에 태우려 하는, 요즘 문화로는 주요 범죄 중 하나로 의심할만한 그런 구성이 쭉 이어졌다. 알고보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삶의 무게가 주인공이 느끼는 것만큼 동일한 무게로 무겁게 느껴지진 않았다. 내가 너무 여행을 앞둔 비행기에서 봐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만 명의 사람들이 느끼는 만 가지의 인생의 고단함을 상상케하려 주인공의 인생의 무게를 가늠할 사건을 보여주지 않는데, 그런 멋진 장치가 유발하는 낮아진 공감의 깊이가 부작용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란은 어떤 곳일까. 결국 바디는 어떻게 되었을까. 구덩이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되돌아본 자신의 진짜 마음은 어떤 마음이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