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 / Walker

2012 / Ming-Liang Tsai / IMDb
★ 3.5

전주영화제의 메인이벤트처럼 느껴진 행자 연작 상영이 있었다. 그 중 차이밍량 감독이 GV를 진행하는 <무색>, <행자>, <몽유>를 묶어 상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번에 본 세 개의 행자 연작 중 가장 흥미롭게 본 작품이다. 유머코드가 가득하고, 이따금씩 서사가 느껴지기도 해서인 것 같다. 물론 이번에 본 다른 행자 연작에 비해서.

머리를 빡빡 깎은 곽부성 포스터 앞을 천천히 걷는 이강생의 걸음은 코미디 그 자체기도 했다. 차이밍량의 미학이란.

나중에 GV에서 듣기론 홍콩과 도쿄에서 촬영 허가가 잘 안나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찍은 장면들이 많다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간을 거스르듯 천천히 걷던 배우가 ‘컷’ 소리가 난 뒤 일상의 속도로 돌아오는 순간을 상상했더니 웃음이 났다. 카메라를 돌리고 3분 정도 아무 일도 없다면 원테이크로 쭉 촬영했다던데, 촬영 비하인드가 무척 궁금하다.

시놉시스

감독은 홍콩의 빠른 속도와 걷는 이의 느림을 대조시키는 행자 시리즈를 제작하며 그를 성장시킨 홍콩의 대중 문화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젊은 시절 감독의 우상이었던 홍콩 가수 겸 배우인 허관걸의 노래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