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기다림의 날들 / My Endless Numbered Days

2023 / Shaun NEO / IMDb
★ 3.0

이번 전주영화제에서 본 네 번째 영화. 너무 식후라 그런지, 영화의 문제인지, 좀 졸기도 했다.

싱가폴 감독이 일본 배우를 데리고 일본에서 찍은 영화. GV에서 듣자하니 대본도 없이 상황만 주고 찍었고, 음악도 편집을 맡은 이들도 일본에 임시적으로 거주할 때 만난 친구들로, 전체적으로 계획을 갖고 만든 느낌은 아니었다. 감독이 개인적으로 싱가폴에서 겪은 일을 국적과 성별을 바꾸어 일본에서 찍은 느낌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부모님도 배우의 실제 부모님이고, 배우의 고향에서 찍은거라 한다. (그나저나 눈덮인 아사히카와의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확실히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애매한 것이, 덴스한 느낌 없이 일상처럼 늘어지고 나른한 느낌이 많았다.

일본 원제는 마다마다(아직) 라는데, 시기적일뿐 아니라 사람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마다마다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한다.

시놉시스

실망스러운 싱가포르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미쓰에는 옛 연인과 새로운 인연 사이에서 갈등한다. 미쓰에는 끊임없이 방랑하며 소속감을 추구하지만 단절된 느낌과 씨름하고, 설렘을 갈망하지만 쉽게 정착하지는 못한다.

전주영화제 공식 리뷰

홋카이도의 아사히카와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란 미쓰에는 더 큰 의미를 갖는 삶을 찾아 고향을 떠나 싱가포르로 간다. 하지만 고향 아사히카와보다 작은 도시 싱가포르에서 그녀의 일상은 정체되어있는 것 같고, 답답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미쓰에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하고, 그녀를 고향으로 이끈다. 일본으로 돌아간 그녀는 과거의 삶을 재개하면서, 전 연인과 새로운 동료와의 우정 사이를 걷는다. 그리고 끊임없는 이동 속에서 자신의 발걸음을 찾으려 노력한다. 미쓰에는 젊은 도시 주민으로서 새로움과 모험을 찾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워하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자기 발견의 여정에서 ’멈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촬영감독 출신인 숀 네오 감독의 데뷔 작품이며, 섬세한 심리를 표현해낸 주연 반자이 미쓰에의 연기도 단연 돋보인다.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