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 Citizen of a Kind

2024 / Young-ju Park / IMDb / KMDb
★ 3.4

<시민 케인> 게섰거라!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찔끔났다. 사기를 당해도 무섭고, 잡아도 무섭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공격에 너무 vulnerable하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잘 버텨내겠지만, 점점 단단해지면서도 끊임없이 더 단단해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고달프게 느껴졌다. 영화의 어느 장면의 라미란배우 얼굴에서 그 감정이 전달되는 순간 울컥스러웠던 것 같다. 끝내도 끝내도 결국은 끝이 없는 게임.

영화의 좋은점과 나쁜점이 함께 공존하는데, 대체로는 좋은 쪽에 가까웠다. 상업영화로서의 어느정도의 관객수 보장을 위해 가미된 유머코드들이 통하지 않았다는게 가장 안타까운 점같다. 범죄도시에서는 통하는 유머와 정말 종이 몇 장 차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인데, 우리가 달라진건지 영화가 별로인건지 둘 다인건지. 어쨌거나 피식조차 하지 못한게 영화에 미안할 따름이었다.

제작비를 생각하면 로케를 하지 못했을거라 생각해 촬영지가 궁금했는데 역시나. 그런 의미에서 미술과 제작은 나름 리얼하게 최고의 효과를 냈다고 생각했다. 적절한 세트와 야외촬영의 비율, 그리고 너무 모든 마스터를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는 카메라 구도 덕분인 것 같다.

라미란뿐만 아니라 염혜란, 공명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다만 장윤주가 맡은 캐릭터에 비해 배우가 너무 더 높게 떠 있는 느낌이라, 그건 좀 아쉬웠다. 스크립트 상에 그렇게 적혀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반 배우들의 대화는 너무 하이 피치의 짜증들이라 귀가 조금 괴롭기도 했다. 그런 연출에 있어서는 완급조절이 아쉬운편.

<걸캅스> 때문이었는지, 영화 홍보에 한껏 주눅든 배우들을 보면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부디 흥행에 있어 그런 마음의 짐을 조금 덜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기를. 설 텐트폴까지 노리긴 어려웠겠지만, 개봉일을 조금만 늦췄어도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이 남는다. 어른의 사정이 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