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2부 / Ailenoid: The Return to the Future
2024 / Dong-hoon Choi / IMDb / KMDb
★ 3.7
1부에서 강렬한 주성치에 대한 존경과 오마주를 느꼈다 했는데, 암묵적이던 것을 2부에서 명시적으로 못박아 버린 것 같다. 뽀로뽀로미라니, 상상도 못했다!
1부에서 호평을 얻었던 것들로 최대한 채운 느낌이었다. 1부의 대진운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망하진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무자비한 결과 때문에 CJ와 최동훈 감독의 다음 작품이 더 좋은 쪽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중간중간 가볍게 피식거리는 시간이 잦았다. 2부가 정말 재밌어 중간중간 피식 거린건지, 1부가 안쓰러워 눈이 바닥으로 내려가 웃은건지 헷갈린다. 1편보다 나은 밀당, 하지만 최동훈 답지 않은 깔끔한 떡밥 회수. 여지를 남기지 않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영화는 케이퍼 필름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조금 더 쳐냈어도 될 것 같은데, 들어간 제작비가 생각나서인지 조금은 덕지덕지 붙은 액션신도 아쉬웠다. 좀 더 털어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미련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정말 초호화 스탭 구성이었다. 한국 영화판에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두 모았던 최동훈 감독인데, 1부가 끝나고 정말 죽을 맛이었겠단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영화란 혼자 만들 수 있는게 아니고, 모두의 연대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최전방에 서있는 사람이다 보니.
그나저나 영화 초반 1분 남짓으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1편을 보고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남대문에서의 엔딩샷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 굉장한 기시감이 들었다. 예전에 유튜브 어느 스포 클립에서 본 것인지, 정말 꿈에 나왔던 장면인지.. 2시간 동안의 러닝타임보다도 더 소름돋는 순간이었달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도대체 어디서 봤던 것인지 기억해내려 해도 좀처럼 기억나지가 않았다. (혹 관련해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 좀..)
영원히 남겨지거나, 따라가거나, 인생을 살아가는데 떠나온 곳을 기억하고 살거나, 잊고 살거나. 영화 <인셉션>의 와타나베 켄이라든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걸륜을 떠올리기도 했다.
<타짜>를 뛰어넘을 사람은 결국 최동훈 감독뿐인데, 그걸 기대하는 게 그에게는 너무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그래도 언젠가 다가올 그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