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인 서울 / Single in Seoul
2023 / Beom-su Park / IMDb / KMDb
★ 3.0
메가박스 빵티로 뒤늦게 보고왔다. 영화 자체는 감동도 느낀 것도 없는데, 이상하리만치 영화를 보는 내내 피식거리는 순간이 많은 신기한 영화였다. 간간히 들리는 재기발랄한 대사와, 그걸 살려내는 배우들의 힘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인복이 많으신건지 좋은 배우들이 꽤나 많이 등장해 놀라웠다.
장현성 배우는 MBC 베스트극장 <눈물의 기원>과 결이 비슷한 직업의 배역을 맡아 반가웠다. 물론 이젠 더이상 편집장은 아니고 대표였지만. 제작사인 명필름 덕분에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의 한 장면이 삽입된 것도 좋았다. 그런데, 그 영화의 주연 배우가 상황이 좋지 않은 마당에 구지 그 배우의 장면을, 그리고 수많은 명필름의 영화 중 그 영화를 골라야만 했나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사진과 음악, 그리고 미술에 조금 힘을 준 느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현철의 <오랜만에>는 조금 아쉬웠다. 서울의 밤과 무척 잘 어울리는 곡이지만, 그 장면의 갇힌 공간에는 조금 비트가 빠르고 튀는 느낌이었다. 서울에 어울리는 잔잔한 시티팝은 차고 넘치는데.
어쩔 수 없이 일본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를 떠올렸다. 전문성을 드러내자니 영화가 다큐로 가고, 실존적인 면들을 빼고 서사에 몰입하자니 너무 감성적으로 빠지게 되고. 그런 의미에서 교열걸은 꽤 괜찮은 밸런스였는데.
세트 값을 많이 아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본 유성 메가박스의 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운드의 소리가 전체적으로 작아 초집중을 해야하기도 했다.
나와 절대적으로 맞는 것들만을 찾아다니기보다 나를 세상에 맞추는 재미를 배워가는 요즘, 같은 뜻을 가진 친구를 만난 것 같아 조금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