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 12.12: The day
2023 / Sung-su Kim / IMDb / KMDb
★ 3.4
메가박스 시사회로 조금 일찍 보고왔다.
오프닝 크레딧의 KBS 1TV 사극표 나레이션과 자막이 거슬렸다. 이 영화가 이렇게 설명적이여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적 처리를 통해 더 세련된 설명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씩 들어간 신파들 역시 아쉬웠다. 최대한으로 간소화시켰다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팩트가 대단했다. 올해 본 한국의 대작 영화 중에서는 가장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좋은 배우들이 한 마음으로 모여 배역에 대한 선호 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단단한 마음들이 전달된 것 같다.
이모개 감독의 촬영도 좋았다. 쿠데타가 있었던 하루를 잘게 나누어 길게 배치한 형태도 좋았다. 다만, 이런 내용을 포커스한 영화일 수록 좀 더 잘 만들지, 그래서 불멸의 영화로 영생하지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
탱크로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다는 김기현 배우의 분노짤을 생각했다. MBC드라마 제5공화국을 다음 밥친구로 삼을까 하는 생각도.
실제 사건들, 성격들과 얼마나 싱크로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로 한정시키자면.. 전두광의 떼가 어떻게 이렇게.. 어떻게.. 능력을 가져야하는 책임을 가진 이들의 무능이.. ‘차라리 그냥 얼른 서울을 먹어줘, 농락을 멈춰’ 마음 속으로 외치며 손을 쥐락펴락했다.
엔딩 크레딧에 그들을 박제시켜 역사에서 영생시키려는 결기가 느껴졌다. 다들 잘 먹고 잘 오래 살고 있더라. 지나간 일은 참회하고, 더 나아가 거기서 배워 지금을, 미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