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 Sleep
2022 / Jason Yu / IMDb / KMDb
★ 3.3
누군가 왓챠에 써놓은 평가에 무척 공감한다. 모범생의 영화. 영화에서 오는 흥미의 반감이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고민하며 상영관을 빠져나왔는데, 모범생의 영화였다는 말이 그 이유에 딱 맞는 설명이었다.
첫 작품이란 것을 감안하지 않아도 군더더기가 꽤나 덜어진 잘 만들어진 만듬새의 영화. 그런데 그 깔끔함에서 오는 매력이 없었다. 영화의 내용이, 영화가 더 궁금해지지 않았다. 왠지모르게 영화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으로부터 차단시키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장르의 문제가 아닌가라고 의심하기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그렇지 않았는걸..
같은 날 연달아 본 <타겟>은 반대였다. 영화의 만듬새는 정말 엉망진창인데, 뭔가 아리송할만큼 영화의 잔상이 조금 남기도 했다. 절대적으로든 상대적으로든 <타겟>보다 <잠>이 더 잘만든 영화같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에서 되짚어 보는 영화는 <타겟>이었다니. 좋은 영화란 무엇일까. implicit하게 갖고있던 좋은 영화에 대한 metric을 수면위로 갖고 나온 느낌이다.
두 배우는 좋은 연기를 펼치지만, 뭐랄까.. 설정에 비해 두 부부의 나이가 좀 많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이제 이선균은 신혼부부를 넘어 완전한 학부형의 시대로 가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제 이런 차고 따뜻한 대비의 라이팅은 더이상 보고싶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분명이나 해가 진 무렵의 시점인데 인물 뒤쪽 수납장으로 비치는 오렌지빛의 그림자가 눈에 거슬렸다. 참신함 없이 계속해 8, 90년대를 답습하고 있는 기분이다. 미술과 조명 모두 모범생의 수행평가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스필버그가 좋았던 이유는 단순한 모범생이 아니라, 조금은 창의적인 모범생이라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며.
그나저나 뤰수면이 이렇게 위험하고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