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2023 / James Mangold / IMDb
★ 3.3
사람들이 이 영화의 CG가 별로라 한다. 대중들의 평가기준을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분명 전반부 세계대전이나 후반부의 로마시대의 CG는 정말 별로긴 했지만, 뉴욕에서나 디에이징 기술은 꽤나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ILM은 본인들의 성적표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하다.
그나저나 해리슨 포드라 다행이다.. 톰 크루즈였다면 진짜로 뛰어내리고 온갖 묘기를 부렸을지 몰라..
기존 인디아나 시리즈 메인 테마 음악의 변주가 꽤나 괜찮았다고 생각했다. 막 좋지는 않았지만, 옛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편곡이었다. 후에 존 윌리엄스가 맡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고개를 끄덕였다. 이따금씩 속으로 이글스의 정근우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뉴욕, 모로코, 시칠리를 아우르는 로케이션 촬영. 괜찮은 가성비였을거라 생각했다. 많은 곳을 보여주었지만 절반은 CG로 대체하고 절반만의 로케로 적절한 균형을 이룬게 아닐까 싶은. 괜찮은 타협이었다.
아쉬운 점들이 좀 있다. 먼저.. 캐릭터들의 매력이 전무하다. 테디와 헬레나의 캐스팅이 좀 미스였던 것 같다. 물론, 두 캐릭터에 대한 극본 자체도 살짝 아쉽.. 테디의 개연성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계승하는 정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끼워넣은 것일까 싶기도 했다. 게다가 이야기의 전개와 편집이 살짝 루즈하다. 해리슨 포드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대한 애정만으로 견디기엔 살짝 지루한 감이 느껴지는 러닝타임이었다.
아르키메데스를 가져오는 전개. 극본을 쓰면서 작가는 유레카를 외쳤겠지만, 뭔가 연극같은 너무나도 극적인 장치들이 많았다. 그리고 촬영에 있어서도 길거리 추격전에 가끔 튀는 카메라 프레임들이 있었는데 의도적인 것인지 실수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우는 매즈 미켈슨이었다. 그냥 그저 그런 빌런 캐릭터 중 하나이지만, 이상하리만치 맛을 잘 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생을 매즈 미켈슨처럼 규칙 안에서 하고싶은 대로 사는 것도 꽤나 행복한 삶일거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