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비스트의 서막 / Transformers: Rise of the Beasts
2023 / Steven Caple Jr. / IMDb
★ 3.4
수행평가의 기준을 미리 테이블화해서 영리하게 점수를 채워나가는 모범생같은 영화다. 모난 데가 없지만 까리한 면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해 개성을 죽이고 묵묵히 궤도를 다시 만드는 느낌이었다. 극중 옵티머스 프라임의 태도와 닮아있달까..
사실, 이 영화가 처음 관람한 트랜스포머 시리즈였다. 1편을 놓친 이후로 쭉 보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악평이 계속되고 점차 골수팬만을 위한 영화로 들어가는 것 같아 더 멀어졌던 것 같다. 메가박스 빵티에 성공한 이 순간이 인생에서 트랜스포머와 가장 가까워진 순간같아 놓치지 않으려 영화관에 다녀왔다.
94년의 뉴욕이 배경의 한 축이다. 웬만한 뉴욕 샷에 걸쳐있는 쌍둥이빌딩이 왠지 모르게 슬펐다. 4월에 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94년도의 향기가 굉장히 옅다. 더 찐하게 마니악하게 갔더라면 더 쌔끈한 영화가 탄생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는 딱 이 정도에서 멈춘다. 딴길로 새지 않는 모범생들.
CG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몰입을 방해하는 샷은 거진 없었던 것 같다. 아니 도대체 어느 회사에서 만든거야~(ㅋㅋ..)
문득 어벤저스 이후로 엔간한 SF 블록버스터는 모두 엔드게임화가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이 군중전에서 느끼는 환호와 기쁨은 이제 어느 지점에 수렴해버려, 더이상 이런 떼샷 폭격이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더 기발하고 창의적인 구성이 들어갔다면 좋았을텐데, 스토리 단에서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식거릴 수 밖에 없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가령 “그럼 죽어!!!!” 라던가.. 아이고 배야.
2023년이 가기 전에 트랜스포머 1편을 꼭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