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 / The Childe
2023 / Hoon-jung Park / IMDb / KMDb
★ 3.3
메가박스 시사회로 미리 보고왔다. 좋지 않은 점과 좋은 점이 극명하게 나뉘는 영화였다.
일단 박훈정 감독에 대해서. 박훈정 감독의 영화를 보고 아묻따 좋아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신세계가 그나마 유일하게 재밌게 본 영화인데, 그마저도 첫 감상 때는 무간도 아류야 뭐야 싶게 실망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후에 배우들의 열연과 밈이 부상하며 몇 번 반복해 보긴 했지만ㅎㅎ 생각해보면 영화에 대해 영 센스가 없는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다. 요즘 극장에서 봤던 한국영화들 중 다음소희나 범죄도시를 제외하면 돈을 받고봐야 할 것만 같은 편집과 구성의 영화들이 많았다. 그에 비하면 귀공자는 만듬새에 있어서 껄끄럽게 느껴지는 씬은 없었다. 다만 오리지널리티라든가 참신함에 있어서도 플러스가 되는 요소도 없지만.
누군가가 그러던데, 김선호와 김강우를 바꿔 캐스팅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무조건 더 좋은 영화가 나왔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김선호가 맡은 배역에 비해 뭔가 100% 살리지 못하는 느낌이 있어서.. 이따금씩 영화가 던지는 개그들이 있는데 정말 웃음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상영관 곳곳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생각하면 이건 그냥 호불호의 문제였던 것 같다.
처음 이 영화의 소재를 떠올리고, 극을 구성하고, 실제로 촬영을 하고, 마지막에 가편집본을 봤을 때 모든 스탭들이 꽤나 만족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적으로 훌륭해서라기 보다, 우리가 제대로 반성하지 못하는 사회의 일면을 꽤나 만족스럽고 통쾌하게 담았다는 자신감때문에. 그 점에 있어서 영화에 별 반 개 정도를 더 추가한 느낌이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목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는데, 모든게 해결된 느낌이었다.
다만.. 영화를 시작하고 맺는 방식이 너무 촌스러웠다. 작은 글씨로 크레딧이 하나둘 떠올랐다 사라지는 오프닝 크레딧은 크레딧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이미 시작해버린 서사에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극을 모두 전개시킨 뒤 하나둘 봉합하는 마무리가 너무 설명적이고 촌스러웠다. 최동훈이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그나저나 외계인2 개봉은 하려나..)
크레딧을 보니 제주와 태국에서 촬영을 한 것 같았다. 제작비가 얼마나 들었을진 모르겠지만, 적당한 선을 지키는 로케같아 보였다. 가성비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한 금액과 결과물의 밸런스랄까..
그나저나 벤츠, 제네시스, 마세라티, 그 중 제일은 마세라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