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앤 본 / Rust and Bone
2012 / Jacques Audiard / IMDb
★ 3.7
포스터의 이미지가 이 영화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상상했던 것과 다른 결, 다른 서사에 깜짝 놀랐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시청자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갖는게 좋을 지를 반복해 생각했다. 절대적인 선과 악이 없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패턴과 비슷했다. 물론 인물들에게 주어지는 삶의 무게가 다르겠지만. 어떤 점을 보면서는 좋기도, 싫기도, 안타깝기도하는 감정의 교차로 표현된 완전한 관망의 태도를 유지했다.
육체의 대비 그리고 정신의 대비가 뚜렷하다. 아니다, 뚜렷했다. 결국 두 인물 모두 점점 하향평준화되어 어느 지점으로 수렴해버리게 되지만. 어떻게 보면 상향평준화겠다.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하향처럼 느껴졌다.
영화의 만듬새와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 특히나 굉장한 프랑스풍의 연출과 편집, 촬영이 좋았다. 불친절한듯 투박한데 그 맺고 끊음이 너무 세련되어 넋을 놓고 감상했다.
미국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떠올리기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떠올리기도 했다. 다양한 소재의 다양한 변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아쉽다. 어디인지 명시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가족이 떠난 자리에서 돌고있는 회전문에 적힌 ‘쉐라톤 바르샤바’가 이들의 후사를 짐작하게 한다. 결말을 담는 연출은 좋았지만, 내용이 아쉽다. 점차 스며드는 감정이 아닌 코너에 몰렸을 때 다가온 감정이라는 것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 것 같다. 누군가에게 단순히 기대는 것을 사랑이라 일컬어도 될까. 그러고보니 이런 대목에서는 영화 <파이란>을 떠올렸던 것 같다.
여운이 짙다. 감독의 다른 작품이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