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 Guest
posted on 2023.01.12
2011 / Ga-eun Yoon / IMDb
★ 3.6
윤가은 감독의 초기 단편은 정말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다.
처음 씩씩거리며 걷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으.. 아비정전의 오마주인가 싶었지만, 조금 빗겨 돌아서 나간다. 대만 뉴웨이브 감독들의 빛과 카메라가 떠오르지만 또 조금 빗겨 돌아간다. 기존에 내려오던 아름다움을 조금씩 본인의 아름다움으로 쌓아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습작치고는 꽤나 좋은 작품. (근데 누군가가 열심히 일해 내놓은 영화를 초기 단편이란 이유로 습작이라 말해도 되려나.. 하지만 이후 감독의 장편을 위한 디딤돌이 되었음이 분명하니 좋은 의미의 습작이라 칭하고 싶다.)
윤가은 감독의 가장 좋은 점은 영화 속 캐릭터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단순한 애정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경외심이 은연중에 느껴진다. 그래서 보고나면 더 쓸쓸해지고, 안타까운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회색의 영역에 놓인 사람인데, 이렇게 영화를 보고나면 어떤 사람일지 무척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