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사랑

Incendies / 2010 / Denis Villeneuve / IMDb
★ 4.1

와.. 일단 음악이!

음악만 좋고 말았다면 그저 그랬을지도 모르겠으나, 음악에 맞춘 카메라 무빙, 속도, 미술 모두 좋았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난 사람은 난 사람이구나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영화였다 생각한다.

누군가 들은 영화의 뒤죽박죽 구성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나는 되려 그 점이 영화를 더 좋게 만든 요소였다 생각한다. 인물의 사고 속으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 볼 수 있게 만드는 장치처럼.

여러 주제가 뒤섞여 무엇이 좋았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서로 다른 주제가 튀어나온다. 여러 스핀오프를 가능케하는 좋은 이야기인 것이겠지.

다른 주제를 젖혀두고, 버스가 폭발하고, 신념을 변절하고, 용서하는 모든 과정의 중심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존재했다. 범 인류적인 사랑도, 이성에 대한 애정도 아닌 그저 인간 군상에 대한 연민과 애정. 죽음을 맞이한 이후까지도 그 사랑을 나눠주고픈 마음이 스토리를 완성한다. ‘사랑’이라는 이유가 모든 개연성을 맞춰버리는 마지막 퍼즐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