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르 앙상블

Vivre ensemble / 1973 / Anna Karina / IMDb
★ 3.1

난해하지 않은 스토리인데, 무척 난해하게 느껴진다. 두 감정의 엇갈림이 너무나도 이해되도록 복잡해 그런걸까?

총 7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엇갈리는 곡선. 우리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서로를 닮아가다 어느 중간에서 멈춰버릴 수도 있지만 가속도를 버티지 못하고 더 엇나가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를 닮아가다 못해, 교차해 엇갈려 지나간다.

영화의 곳곳에 변주되어 흐르는 테마곡이 인상깊었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담당한, 파리 시내의 지붕을 훑는 패닝도 인상깊었다. 사실, 굴뚝과 지붕 종류만 열심히 봤다.

영화제 제공 Overview

고지식한 역사 교사와 자유로운 히피 여자의 격정적인 사랑이 마약과 폭력으로 번진다.

영화제 제공 Review

안나 카리나는 1973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감독 데뷔작 <비브르 앙상블>을 공개했다. 정상급 스타였음에도 투자를 받지 못해 자신의 집에서 촬영하고, 스태프의 식사를 요리하며 거의 모든 경비를 자비로 부담했다. 이 작품은 로맨스 영화이지만 고전적 서사 질서를 완전히 뒤집는 구조를 가졌다. 두 사람이 갈등 후 마침내 사랑을 이루는 해피 엔딩이라는 익숙한 구조가 아닌 가장 행복한 사랑의 순간에서 시작되어 파국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시대의 자유로운 흐름에 묻혀 있다 독립적인 주체로 변모하는 젊은 여성의 삶을 묘사하는 이 영화는 누벨바그의 영광을 거쳐 나아가고 있는 감독의 정신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카리나는 스타 배우의 삶에 안주하기보다 자신 본연의 목소리를 내고자 용기를 낸 특별한 창작자였음을 이 작품으로 증명한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