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레터
posted on 2021.02.25
Last Letter / 2020 / Shunji Iwai / IMDb
★ 3.3
히로세 스즈의 연기가 꽤 좋다가, 꽤 좋지 않다가를 반복했다. 분명 초반의 연기는 정말 좋았는데, 후반의 연기는 정말 몰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어쩌면 초반에는 대사가 적고 걸음걸이 같은 비언어적인 연기가 많아서였다는 생각이 든다.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어 어머니의 위패를 들고 절에서 걸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는 꽤나 재밌겠다는 생각에 흔들림이 없었다.
(사실, 히로세 스즈를 빼고선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이들의 연기가 좋았다.)
먼저, 시대를 관통하는 배우들을 한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좀 기뻤다. 정말 오랜만에 열어본 중고교 시절 앨범 같았다. 문제가 있었다면 대본이나 연출이었지, 그들의 연기때문은 아니었다.
몰입을 방해하는 코미디가 산재했다. 그렇다 해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 정말 아쉬운 포인트.
자연과, 도시와, 시간의 흐름을 조망하듯 흐르는 (이따끔씩은 역행하던) 카메라의 움직임이 정말 좋았다. 과할 때도 있었지만, 음악도 충분히 좋았다. 극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리고 집에서도 OST를 세 네 번을 반복해 들었다.
후회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추억을 그리워하는 순간, 현재가 추억이 되기에 좀 더 용기를 내고 솔직해져야 하는 걸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힌 두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