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
posted on 2020.01.23
★ 3.6
포스터로부터 생겼던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무척 강렬해,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좀 멍했다. 아이즈 와이드 셧을 본 뒤에 이어본 터라, 마치 계속 뉴욕 여행 중인 기분이 들했다.
계단을 훑고 내려오는 카메라가 겉멋일까, 명장의 터치일까, 아리송했다. 사실 내가 느끼는 감상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되는데, 내 감상 조차도 아리송했기 때문이다. 반반의 느낌이었달까. 촬영은 꽤 맘에 들었는데, MCS로 돌려보고 싶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로버트 드니로의 불안한 연기가 정말 일품이었다. 지금껏 이 영화를 보지 않고 로버트 드니로에 대해 언급했던 것들이 챙피해질만큼. 얼른 비열한 거리를 챙겨봐야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버나드 허먼의 메인 테마곡이 적재적소에 울리는데, 그게 지루하지 않고 되려 영화에 한 계단씩 깊이 걸어내려가는 기분을 들게해 좋았다. 정말 좋았다.
영화 스토리 자체에 대한 감상은 좀 유보하고싶다. 개인을, 그리고 사회를 위한 선과 악의 구분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지쳐버렸다.
오늘은 왠지 LP가 듣고싶어져 지난 여름 브라질에서 사온 햇매실 아저씨의 First Circle 앨범을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