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와이드 셧
★ 3.4
요즘 아침마다 유튜브 요가소년의 30일 프로젝트를 따라가고 있다. 요가가 시작하고서 어느정도 몸을 풀었을 때, 그리고 마무리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희미한 종소리가 들린다. 영상이 17분 남짓으로 짧기때문에 더 길게 하고싶은 사람을 위한 세뇨와 달세뇨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즈 와이드 셧에서도 끊임없는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계속 신경을 자극하는데, 사운드에 신경쓰기 어렵게 비주얼이 더 혼란스러워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너무 잦게 등장하는 알몸과 청색과 적색의 조명을 한 프레임에서 대비되게 만드니 더욱 눈이 피로해진다.
윤종찬 감독의 ‘소름’ 이 계속 생각났다. 결국 닉 나이팅게일은 시애틀로 잘 돌아갔는지, 아만다는 파티와 관계없이 스스로한 마약으로 죽었는지, 그 어떤 진실도 등장시키지 않고 되려 흐려버린다. 사건의 전반적인 흐름에 놓여있지 않은 채 단면만 구경하게 된다면, 내가 받아들이는 사실은 왜곡된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입하는 느낌이다. 빌이 전날밤 렌탈샵에서의 일본인 남자들과 밀릭의 소동을 보지 못했다면, 다음날 코스튬을 반납하러 갔을 때의 일본인 남자들이 샵을 떠나는 모습에 밀릭에 대한 한심함을 느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빅터가 말해준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고지곧대로 사실로 받아들인 채, 앨리스의 말처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야하는지. 아님 좀 위험하더라도 그 맹점들을 끊임없이 궁금해 해야할지.
‘영화의 배경은 뉴욕이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런던에서 촬영되었다’ 는 위키피디아의 말이 놀랍다. 정말 감쪽같이 속았다. 이건.. 프로포잘에도 들어갈만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가 너무 19금…
그나저나, 빅터 역을 맡은 배우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감독 시드니 폴락이었다니ㅎㅎ 오프닝 타이틀에 등장하는 시드니 폴락을 보고선 등장 배우 누구의 이름이었을지 영화가 끝날때까지 무척 궁금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