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그리고 둘

★ 4.4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보았지만, 보는 내내 행복했다. stash 가 무척 잘 되던 순간들. 온전히 영화의 힘.

영원할거라 착각하는 순간들이 있다. 영화는 러닝 타임 내내 우리가 간과해버리는 우리의 뒷모습에 대해 끊임없이 역설하기에, 괜시리 나의 인생까지도 통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심박이 빨라졌다 느려지를 반복하는게 느껴졌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무척이나 멀리서 바라보지만, 타이트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게된건 순전히 FILO의 평론을 읽고싶어서였다. 이 영화를 알게된 것 만으로도 FILO 정기구독값은 톡톡히 했다 생각.

도쿄 로케의 첫 장면은 누가봐도 아타미의 해변가였다.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아타미에서 1박을 하고, 도쿄타워 근처의 도쿄 중심의 호텔으로 옮겼다는 것만으로도 NJ 와 셰리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왜 그들은 몰랐던걸까. 알았기에 무시하려 한 것이겠지. 인간이란 흐르는 시간 속에서 무엇이라도 배우게 되어있음을, 시간이란 것은 절대 무의미하게 흐르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다.

화면 속 화면을 보여주거나, 또는 한없이 정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사운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는 대단한 율동감에 놀란다.

지금 당장은 어서 책꽂이에 꽃여있는 FILO 를 꺼내 읽고싶은 마음밖에 없다. 에드워드 양에 빠져버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