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등

★ 3.5

영화를 보는 내내 올해 초에 읽었던 “촬영감독이 묻고 촬영감독이 답하다” 를 계속 생각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채 4등 촬영 비화를 읽었기에 그냥 대충 읽었음에도,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니 내용이 하나 둘 슥슥 기억나 놀라웠다.

어떤 주인공이 있고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계와 겪는 시간을 영화가 모두 담을 수 없기에, 감독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판이하다. 정지우 감독은 매번 꽤나 능숙하게 앞을 생략하고 이야기의 중간부터 들어감에도, 우리가 쉽게 그 상황에 녹아들게하는 능력이 있다. 군더더기 없이 진행되는 초반의 진행이 무척 좋다.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가타부타를 나눌 수 없는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까. 행복하면 결과가 따라오는 걸까, 따라오지 않아도 그냥 부차적인 보너스로 생각해도 되는건지. 비단 주인공뿐만 아니라 나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문제이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좀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누군가가 도움이 되는 말을 해줄 순 있지만, 결국 본인의 만족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은 자신이라는” 내가 내린 이 영화의 메세지에 무척 동의했다. 4등이든, 1등이든, 자기만족의 문제이기에 본인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