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 스플래쉬
posted on 2019.08.01
★ 3.8
이전에도 비행기를 타러가는 길에 보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베이징이었던가 하노이였던가. 반둥으로 넘어오는 비행기에서 마저 끝낼 수 있었다. 7월 내내 새 영화를 한 편도 못봤는데, 이렇게나마 7월 마지막 날에 걸쳐 볼 수 있어 좋았다.
자꾸 신경이 가는 그런 영화였다. 무엇들을 의미하는지 어렵지만, 끊어봐도 계속 끝까지 보게하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틸다 스윈튼의 과묵함이었는지, 마티아스 스후나르츠의 섬세함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끊어보는 순간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몇번을 곱씹어 기억에 남기곤 했다.
당사자들은 좀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캐릭터들의 미묘한 감정의 주고받음이 마음에 계속 남았던 것 같다. 남는 메세지가 없음에도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평소같았으면 칼같이 난도질하며 얘는 이래서 안돼, 얘는 이게 문제야 지적했겠지만 보는 내내 캐릭터들에게 감정이 이입돼 그 누구도 힐난하고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