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 3.5

작은 그릇에 꽉꽉 채워 넣은 영화다.

너무 아쉽다. 애초에 그 그릇이 작게 태어났다는 것이 너무 아쉬운 영화다.

이동진 평론가의 말대로, 인물을 쪼물딱쪼물딱 거리며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던 최동훈이 이제 너무나도 쉬이 여기는게 아닌가 걱정되지만. 그래도 이 작품을 쓰면서 부분부분마다 쾌감을 느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하정우를 싫어하지만, 하와이 피스톨은 그러게.. 하정우 말고 누가 또 할 수 있을까 무릎을 탁 치게된다. 아무리 베를린에서 전지현과 한 번 호흡이 노출되었다하더라도 감독과 제작자의 입장에선 한 번 더 쓰고싶었겠더라.

여러 기억의 남는 연기가 있다. 마지막 전화를 끊고 총을 들고 부들부들 떨던 김혜숙 아줌마라든가 언니의 죽음을 목도하고 집으로 돌아온 뒤의 전지현이라든가.

감독의 말이 귀에 남아 맴돈다. 총을 든 채 피에 젖은 웨딩드레스를 입고있는 여자가 걸어온다. 마치 킬빌의 우마서먼같지만 결코 그 슬픔이 동일하지 않다.

그래도, 전우치보다는 나으니까.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