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
posted on 2015.01.18
★ 3.3
밥을 먹으며 봐야지 신나게 영화를 켰다가 재빨리 닫았다. (그리고선 접속 무비 월드를 봤다.)
그렇다. 밥을 먹으면서는 차마 볼 수 없는 영화였다.
날 것의 느낌이 강했다. 김기덕의 날 것과는 다른, 내 살을 에서 꺼내보이는 듯한 나의 날 것의 느낌이었다.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도 덤덤해서 사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얼마나 큰 파장의 일인지도 잘 다가오지 않았다. 모든게 멀리서 다가오는 파도처럼 보였다.
지금 저 굴에서 울고있는 저 아기가 나의 아버지보다도 10살이 넘게 더 나이드신 분이라 생각하니 더,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선 안되는 것인데.
이동진 평론가가 말했듯 원혼이 바라보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나 역시 했다. 카메라가 다가가지 못하고 맴돌며 카메라 워크도 뒤를 쫓는 것만 같이, 덤덤한 원한이 묻어났다.
잊어서는 안되지만, 자꾸만 잊혀져만 가는 것. 또 한번 죄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