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만

★ 3.4

초등학생 때 봐야했던 이 영화를 지금 보게 된 것은 꽤나 다행이다. 영화가 가린 것과, 들추지 않은 것들. “나는 단지 말하지 않은 것뿐 거짓말을 한건 아냐” 라는 영화의 숨길 수 없는 치명적 단점을 간과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우정과 사랑을 녹여낸 것이 당시엔 꽤나 획기적이었을지는 몰라도, 지금은 참 편협해보인다.

캡틴 아메리카도 일본의 제국주의도 out of interest 지만 수없이 희생되었을 조선인들 생각에 꽤나 마음이 아팠다. 저 자존심 때문에. 누군가에겐 단 하나뿐인 생명을 그들의 자존심을 위해 이렇게 쉽게 내버리라 하는 것은 얼마나 오만하고 이기적인 생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