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1985
posted on 2013.09.26
★ 3.4
악마가 내게도 네게도 함께 악마가 되자 달콤하게 속삭인다.
영화를 보면서 최고의 고문은 언제나올까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며 아, 내 스스로의 악마를 반성했다.
1학년 여름, 숙대에서 계절학기를 듣던 시절. 멍청한건지 현명한건지, 본의 아니게 아침 9시 수업과 저녁 4시 수업을 신청했었다. 아침 9시에 비몽사몽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나면 4시까지 할 게 없는거다. 우리 학교도 아니라 어딜 갈 수도 업고. 눈치껏 수업을 째면 되는데, 마음에 걸려 결석은 못하겠고. 하는 수 없이 남영동으로 걸어 나와 돌아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돌아다니던 그곳이 그런 곳이었을 거란건 상상도 못했는데.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다. 제일 맘 고생 몸 고생 많이 했을 박원상씨가 제일 박수를 받겠지만, 난 문성근씨의 연기가 참 좋다.
관련 영화로 “남극의 쉐프"를 추천하고 싶다. 극한의 상황에 몰아붙여졌을 때의 서로 다른 반응과 시각이 놀랍다. 물론, 다른 극한의 상황이지만.
p.s. 캡쳐사진 속 구도에 놀랐다. 마치 어느 성당에 걸려있는 듯한 명화의 구도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