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디어리

★ 3

이완 맥그리거가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감독도 그걸 알았던건지 중간중간 이완 맥그리거 스스로 하여금 본인의 등장 이유를 읊어주는 게 재밌었다.

실체가 있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형이상학적이고도 복잡미묘한 관념과 이해관계로 인해 그와는 상관이 없던 나의 누군가들이 희생된다면 자연의 섭리처럼, 그냥 그러한 일로 넘겨버릴 수 있을까? 그렇다해서 따질 누군가도 없는데 말이다.

아주 소소하던 순간이었음에도 고귀하게 박제되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박제된 기억속에 묻혀 나마저도 박제되버리면 안됨을 상기시켜준, 오랜만에 몰입해서 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