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마운틴
posted on 2012.10.28
★ 3
내가 너무 폭력적이었던걸까. 내 마음 속의 브로크백 마운틴도, 콜드 마운틴도 무쟈게 무시무시한 산들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따뜻한 마음의 안식처들이었다.
일단은 무척 놀랐다. 가령, 인만이 사라와 만난 후 있던 사건에서. 북군과 인만과의 대치에서, 인만이 북군에게 옷을 벗고 도망가라 했지만 실제로는 사라가 도망치는 북군을 쏘고야 만다.
옷을 벗고 도망가는 북군은, 그 벗어 던진 옷이 이념이든 전쟁이든, 어찌 됬건 목숨보다 중요한 것 없기에 모두 버린 채 도망가지만, 사라에겐 북군에게 이념이 남아있든 남아있지 않든 중요치 않았나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질량이 보존되건 말건, 그 질량이 변함으로써 마음에 상처를 입혔느냐 안 입혔느냐 정량적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정성적인 변화가 있는 것인데 그 변화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
여튼간, 영화를 보고나니 먹먹해 오지만, 수년간 포스터만 애지중지 갖고 있던 영화를 뚝딱 해치우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뿌듯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