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024

30, November (Sat)

늦잠을 자버렸다. 부리나케 준비해 가보고 싶었던 라멘집에서 점심을 먹고 부리나케 닛카 증류소로 넘어갔다. 아주 미세하게 시간이 조금씩 어긋났는데 결국엔 증폭되어 버려 오후를 모두 닛카 위스키에 투자해야했던 것이 웃음벨. 센다이 시내로 돌아와 좀 돌아다녔다. 도호쿠 대학을 구경하고 맛있는 것들을 먹었다. 문득문득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키린지와 이수영 4집을 들으며 씩씩하게. 내일은 시로이시로 넘어간다.

29, November (Fri)

늦게 잠들었지만 긴장했는지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다. 시간이 넉넉해 기차표를 바꿔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이 밀려 결국 도찐개찐이었지만. 무사히 센다이로 넘어와 시내 구경을 했다. 여태까지 다녀본 다른 도시에 비해 껄렁이들이 많은 느낌이다. 왜일까. 오랜만에 여행자의 기분을 만끽하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센다이로 넘어오는 신칸센에서 석양의 강한 빛이 이름 모를 도시를 지나쳐 얼굴에까지 닿는 순간이 오늘의 베스트 모멘트였다.

28, November (Thu)

대전역으로 병국님과 밀리의 마중을 나갔다. 짧은 대전 투어를 마치고, 스탠드업도 마치고, 사람냄새 나는 저녁까지. 좀 정신 없는 하루였지만 하려했던 것을 모두 마친게 신기한 날이었다. 집에 돌아와 일본행 짐을 꾸리고 서둘러 잠을 청했다.

27, November (Wed)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왔다. 밤새 내린, 그리고 아침에도 여전히 내리고 있는 폭설에 세상이 새하얘졌다. 푹신하기보단 질퍽이는 눈을 밟았다. 대전에도 오후가 되니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 광경이 웅장해 거실에 앉아 창밖을 보며 일을 했다. 저녁엔 현경이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26, November (Tue)

아침에 인천공항으로 밀리의 마중을 갔다가 서울에서 오랜만의 회식 시간을 가졌다. 갑자기 내리는 눈에 막차를 놓쳐 서울에 갇혀버렸다.

25, November (Mon) 🥊

좀 집중해보려 했는데 월요일은 월요일이었다. 일찍 잠에 들려 했는데 컴퓨터가 너무 재밌어 늦게 잠들어 버렸다.

24, November (Sun)

오랜만의 닭칼국수 점심. 커피를 마시고 좀 졸기도 했는데, 그래도 하고 싶었던 투두를 거진 지운 주말이었다. 마음이 좀 몽글해지는 시간이 잦았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음식을 시켜놓고 맥주를 사러 편의점에 총총 다녀오는 시간이 좋았다.

23, November (Sat)

가려던 김밥집에 단체주문이 있어 옆에 있는 중식당에서 점심을. 잠깐 찢어져 각자 일을 봤다.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서 코드도 마무리 짓고, 책도 읽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 호떡과 만두, 그리고 오뎅을 찹찹 먹고선 집으로 돌아오는길. 조금 우왕좌왕의 시간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많이 웃었다.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하루 숙성된 와인을 마저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인생의 즐거움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면 오늘은 아주 성공적인 하루였다.

22, November (Fri) 🚲

이른 아침에 있는 회의에 참석하고싶어 해가 뜨기전 일찍 일어났다. 회의가 끝나고 자전거를 타고 신성동에 새로 오픈했다는 무자비커피바에 다녀왔다. 적당히 달큰한 모닝푸딩에 에스프레소 한 잔. 죽동에서 신성동으로 넘어가는 업힐 다운힐이 적당히 보상되는 아침이었다. 하루를 부리나케 달리고, 머리를 자르고, 선화동에서 가보고 싶었던 소품샵을 구경했다. 브레드앤버터 까쇼와 닭발, 그리고 소소한 수다로 마무리하는 하루였다.

21, November (Thu) 🥊

늑장을 부리며 일어나고 싶었는데 갑작스런 아파트 단수 안내 방송에 부리나케 일어나 씻었다. 점심시간쯤 되니 갑자기 몰려드는 피곤함에 짧은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계속 불발이 되던 에어워셔를 기분좋게 나눔했다. 복싱이 끝나고 에너지가 펌핑되어 뜀박질도 하고 오고 싶었는데 밀린 일이 많아 집으로. 빨래를 돌리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참, 어젯밤 결국 히로시마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20, November (Wed) 🏃

새로운 오피스를 계약하고, 내년도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인센스 홀더가 도착해 한 개비 피워 봤는데 생각한 것과 다르게 재가 떨어져 고민이다. 저녁엔 부대찌개 생각이 간절해 재료를 사와 한 솥 끓였다. 복싱은 안갔더니 몸이 찌푸둥하다.

19, November (Tue) 🥊 🏃

오늘 반드시 끝내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업 해서 모두 지우려 노력한 날이었다. 일과를 마치고 복싱을 건너뛸까 고민하다 다녀왔다. 인디클라인 벤치가 도착해 조립했다. 와인을 한 잔 마시며 계속 보다 실패한 영화를 끝냈다.

18, November (Mon) 🥊 🏃

날이 갑자기 무척 추워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즘 낑낑이 더 늘어난 기분이다. 점심을 후딱 먹고 잠깐 마트에 들러 지난번 놓친 와인을 사왔다. 밀렸던 투두리스트를 깔끔하게 만들려 노력한 날이었다. 드디어 보일러를 개시했다.

17, November (Sun)

내 마음 편하자고 어깨에 짐을 잔뜩 올리는 것보다, 무게를 나누며 상대를 편하게 만드는 마음을 배웠다. 삼고초려의 하루. 타슈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16, November (Sat)

아슬아슬하게도 짠하게도. 올해 첫 대방어에 쌩클레어 한 잔을. 밀양 막걸리까지! 횡재수가 가득한 하루였다.

15, November (Fri)

비데 수리 방문 전화로 정신없이 일어났다. 일찍 일어난 김에 류마티스내과 진료까지 받고올 생각으로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1월까지 밀렸다는 소식에 예약으로 갈음했다. 오늘 마감인 커피 쿠폰을 쓰려 점심을 먹고 동네에 어슬렁 나갔다 오기도 했다. 의자 바퀴를 빼느라 진땀을 빼고 평평 캐스터로 갈아 끼웠는데 이런.. 중심봉이 더 낮아 바퀴가 땅에 닿지 않을 줄이야.. 계속 걸리적 거리던 러그를 빼서 거실로 옮기고 이런저런 잡일들을 마저 처리했다. 쇼파에 앉아 쉴 짬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코드가 아른거려 일을 마저 해보려 한다. 내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 귀를 기울이며.

14, November (Thu) 🏃

기력이 떨어지는지 점심엔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잔뜩 시키고, 미역국을 끓여 해결했다. 일과를 기분 좋게 마치고 잠깐 쇼파에서 졸기도 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충대에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걸어 돌아왔다. 비에 젖은 가을 낙엽 냄새가 몽글거렸다.

13, November (Wed) 🥊 🏃

어젯 밤 늦게 잠든 터라 아침에 일어나는게 힘들었다. 옅은 몸살이 왔는지 하루종일 좀 골골대기도 했다. 오랜만에 정시에 일을 마치고 갈까말까 고민했던 복싱장에 갔다가 충대까지 뛰고 왔다. 덕분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치킨에 맥주까지 야무지게 냠냠.. 세금 가결산을 하며 잠시나마 5년 뒤 10년 뒤의 인생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12, November (Tue) 🥊 🏃

이런저런 쇼핑을 했다. 자동차보험 만기일이라, 미뤄왔던 마일리지 환급도 신청하고 갱신도 했다. 하루종일 허리가 욱신거려 이리저리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컴퓨터를 했다. 어젯밤엔 미야기현의 온천 예약을 마쳤다.

11, November (Mon) 🥊 🏃

스피커를 클램프로 책상 위에 올리며 드디어 데스크테리어가 끝났다. 그냥 보관만 하던 가습기와 온풍기를 당근으로 처분했다. 도용당한 신용카드 때문에 저녁엔 잠깐 정신이 없기도 했다. 복싱이 끝나고 오랜만에 충대에 가서 뛰었다.

10, November (Sun)

열 개 중 여덟 아홉을 눈치보며 챙겨도, 한 두 개가 빠지면 결국 잘못된 것으로 되어버리는 상황이 답답했다. 나는 왜 항상 같은 품목을 빠트리는 사람이고, 상대는 그게 비수처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사람일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애써주는 노력의 댓가에 상응하도록 내가 보내야하는 댓가가 어깨 위에 얹어진 커다란 돌처럼 느껴진 날이었다. 결국은 광광 무너져버린 마음. 토마토를 보내고 그 화분에 차이브를 심었다. <파친코2>를 시작했다.

9, November (Sat)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는데, 기차표가 구해지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다. 지하철부터 사람에 치였는데 결국 입석으로 탑승한 기차에서도 계속 낑겨 있어야해 몸도 마음도 불편했다. 어떻게든 내색하지 않고 잘 지내보려 했는데, 반절의 성공이었는지. 싱크대 뚜껑때문에 일주일동안 마음이 불편했는데, 다시 또 다른 방향으로 불편해졌다.

8, November (Fri)

유정이와 점심을 먹고 찢어졌다. 집으로 걸어 돌아오는 길의 낙엽이 아름다웠다. 또 타임어택하듯 달렸다. 경아 언니와 저녁을 먹고 공연을 구경했다.

7, November (Thu)

또 부리나케 달리며 타임어택을 한 하루였다. 유정이가 대전에 놀러와 오랜만의 환담을 나눴다.

6, November (Wed) 🥊

오랜만에 창문 청소기를 틀어놓고 일을 했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와 씨름했다. 갑자기 날이 많이 추워졌다. 쇼파 옆에 둘 스툴과 데스크 멀티탭 거치대가 도착했다.

5, November (Tue) 🥊

생각한 것들을 시간 내에 끝내려고 계속 시계를 보며 일했다. Tiny Desk Korea 거미 편을 반복해 들었다. 일을 잠깐 접고 복싱에 가려는데 왜 갑자기 그렇게 무너져 내렸던지. 내 스스로가 못난 것 같아 많이 미안했다. 운동을 하며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생각해 두었는데, 막상 전화를 하니 그게 하나도 튀어나오지 않아 또 속상했다. 어제 처음으로 배송온 가습기를 틀고 잠이솔솔을 낀 채 잠들었다. 단잠을 청하진 못했지만, 건강을 하나둘 챙기고 있다.

4, November (Mon) 🥊

한 눈 팔지 않고 해야할 것에 집중했다. 리듬이 쭉 내려갔는데, 올리려고 부단히 애를 쓴 하루였다. 운동을 끝내고 와서 꽂혀버린 에어프라이기와 가스레인지 청소. 기세를 몰아 거실 가구 재배치도 끝냈다. 퀸시 존스를 기리며.

3, November (Sun)

투두리스트를 잘 지워보려 했는데, 막상 꽂혀버린 것에 너무 꽂혀 실패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와 <지옥>의 두 번째 시즌을 봤다. 매콤한 떡볶이 때문에 맥주를 두 캔이나 마셨다. 돌리면 안되버리는 것을 돌려버렸다.

2, November (Sat)

지나치기만 했던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마킹만 해두던 카페에서 오후를 보냈다. 미묘하게 어긋나는 감정을 잡으려고.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대신 <지옥>를 보며 밤을 보냈다.

1, November (Fri)

어젯 밤에 일을 끝내고 그간의 점심메이트였던 <바람의 화원>도 끝냈다. 점심을 먹고 잠깐 동네 산책을 나섰는데 비가 내린 뒤 무척 쌀쌀해진 날씨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유니클로 매장으로 픽업을 신청한 것들이 맘에 들지 않아 적잖이 당황했지만, 어쨌거나 주말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11월의 시작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