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Perfume
posted on 2025.01.06
Perfume / Patrick SÜSKIND / KOBIC / ISBN-13
오래전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매해 보관만 하다 이번 겨울 일본 여행동안 틈틈이 읽었는데, 몇 챕터를 남겨와 한국에서 마저 읽었다.
영화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장면들이 오버랩되며 술술 읽혔다. 영화가 2006년에 개봉했으니 20년 전에 본 셈인데, 장면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이 신기했다. 이전엔 피상적으로만 생각되던 은유와 상징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게된 점은 세월이 가져다준 선물이란 생각에 좀 기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개인적 분위기, 한 사람 한 사람을 구분해 주는, 바꿀 수 없는 암호인 이 체취를 냄새 맡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독특한 냄새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은 물론, 유행하는 인공적인 냄새로 자신만의 고유한 냄새를 감추기에 급급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공통되는 기본적인 냄새, 사람들의 원시적 악취 속에 있을 때만 편안해 했고, 그 속에서만 안전하다고 느꼈다. 때문에 그들은 그 구역질 나는 인간의 냄새를 갖고 있는 사람만 자기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간주했다.
나는 나의 향기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인지, 어떤 향기를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향기를 따라가며 살고 있는지, 그런 여러 생각이 머릿 속을 떠돌아 다녔다.
다카마쓰에서 마쓰야마로 향하는 완행열차에서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이 책을 읽던 순간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 2025년엔 쥐스킨트의 책을 더 찾아봐야겠단 생각을 했다.